피아니스트 손열음, ‘모던타임즈’ 발매… 전쟁과 평화 담았다

입력 2016-02-17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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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녹턴 앨범 이후 8년 만에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데카의 새 앨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로 돌아왔다.

오늘(17일) 발매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이번 앨범은 음악적 해석 깊이와 연주 테크닉은 실로 놀랄 만큼 성장했다는 평을 받는 앨범으로, 20세기 초반에 쓰여진 곡들로 구성되어 있어 1914년 1차 세계대전 전후로 변화된 음악 세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앨범의 녹음은 베를린 예수그리스도 교회(Jesus-Christus-Kirche)에서 지난해 11월 초 사흘 동안 진행되었다. 이곳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이 지휘자로 있던 시절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녹음 장소로 선호했던 곳이기도 하다. 작지만 음향이 매우 뛰어난 건물로 알려져 많은 클래식 아티스트들과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이 선호하는 녹음 장소 중의 한 곳이다.

[모던 타임즈(Modern Times)] 앨범에는 1907년부터 아놀드 쉔베르크(Arnold Schoenberg)의 문하에서 본격적으로 작곡 공부를 한 알반 베르크(Alban Berg)는 쇤베르크의 표현주의적인 방법과 대위법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op. 1(Piano Sonata op. 1)’을 비롯해 R. 슈트라우스(R. Strauss)와 클로드 드뷔시(Claude Debussy)의 음악으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고, 러시아 고전 음악과 서구 근대 음악과의 모순에 괴로워하면서 결국 전통 파괴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던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Sergei Sergeevich Prokofiev)의 ‘토카타 D minor, op 11(Toccata in D minor, op. 11)’가 담겨있다.

이 작품은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2년 전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반영하듯 광적이고 악마적인 연타음이 특징인 프로코피에프의 ‘토카타(Toccata in D minor, op. 11)’는 종래의 토카타에서 볼 수 있는 서정성은 거의 배제되고 기계적인 운동성을 극한으로까지 추구한 무서운 에너지로 넘치는 작품이다.

더불어 이번 앨범에는 발레키레프(Balakirev)의 <이슬라메이(Islamey)>, 모리스 라벨(Maurice Rabel)의 <스카르보(Scarbo)>와 함께 세계 3대 피아노 난곡으로 알려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의 ‘페트루슈카 (Trois mouvements de Pétrouchka)’가 포함되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강렬한 타건, 화려한 테크닉’이란 수식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에 착수해 프랑스군에 입대한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이 의병 제대 후 1917년 완성한 ‘쿠프랭의 무덤(Le Tombeau de Couperin)’도 수록되었다. 이 작품은 프랑스의 위대한 바로크 작곡가인 프랑수아 쿠프랭(François Couperin)의 모음곡 형식인 오르드르(Ordre)에 대한 오마쥬 작품으로, 사랑하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여러 명의 친구들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어 추도적 작품이 되었으며 6개의 모음곡 각각은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동료들에게 헌정됐다.

마지막 작품은 모리스 라벨의 ‘라 발스(La Valse)’이다. 라벨이 직접 ‘빈 왈츠의 예찬’이라고 비유한 ‘라 발스(La Valse)’는 오스트리아 빈의 우아한 왈츠에서 착안하여 본인만의 광기 어린 상상력을 절묘하게 교합하여 독창적인 왈츠를 창조했다. 마지막 전통적인 지난 세대의 비엔나 왈츠를 무너뜨린 라벨의 ‘라 발스(La Valse)’를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해석으로 만날 수 있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유니버셜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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