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까지 남자골프에 밀리던 KLPGA의 인기가 폭발한 것은 1998년 박세리가 미 LPGA투어에서 맹활약을 하면서부터다. 이후 여자골프는 숱한 스타들을 배출하며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올해 새로운 골프여왕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정민, 조윤지, 고진영(맨 왼쪽부터). 사진제공|KLPGA
이보미·김하늘·장하나로 이어진 그린 흥행
이모·삼촌부대까지 등장…인기스포츠 증명
올핸 이정민·조윤지·고진영 바통받을 준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인기 비결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타’다.
KLPGA투어는 1990년대 후반까지 남자골프의 인기에 밀려 있었다. 그러나 1998년 박세리가 미 LPGA투어에서 맹활약하면서 여자골프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후 김미현, 박지은, 한희원, 장정, 이미나 등이 LPGA 진출에 성공했고, 국내에선 정일미, 강수연 등이 스타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더불어 초대형 신인의 탄생은 KLPGA투어로 관심을 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2002년 이미나가 신인으로 상금과 다승, 대상 등을 모조리 휩쓸며 원조 슈퍼루키로 등극한 뒤, 김주미(2003년), 송보배(2004년)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뿐만 아니라 최나연, 안선주, 박희영 등 아마추어 시절부터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세리키즈’들이 프로로 전향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조금씩 흥행에 불을 지피기 시작한 KLPGA투어는 2006년 활활 타올랐다. 그 중심엔 초대형 ‘슈퍼루키’ 신지애(28)가 있었다. 신지애의 활약은 대단했다. 데뷔 첫 해 상금 및 신인, 대상, 최저타수, 다승까지 5관왕을 휩쓸었고, 이후 3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하면서 명실상부 국내여자골프의 1인자로 군림했다. 당시 신지애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역전 우승이 많아 ‘파이널 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고, 그 이름을 딴 팬카페가 등장했다. 특히 신지애는 2008년에만 브리티시여자오픈, 에비앙마스터스, 미즈노클래식에서 3차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LPGA로 직행했다.
신지애 이후에도 스타는 끊임없이 탄생했다. 곧바로 서희경이 여왕의 자리를 물려받았고, 이보미, 김하늘, 장하나로 이어지면서 흥행의 불꽃은 더욱 활활 타올랐다. 뿐만 아니라 선수 한명을 중심으로 팬클럽이 결성되고 ‘이모’, ‘삼촌부대’까지 등장하면서 당당히 인기 프로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2013년에는 김효주의 등장으로 또 한번 큰 관심을 받았다. 프로 데뷔 이전 한국과 일본프로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는 웬만한 프로 선수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렸다. 김효주는 기대에 부응했다. 첫해 신인상을 그리고 2014년에는 상금과 다승, 대상, 최저타수상 등을 모두 휩쓸며 신지애 이후 가장 완벽하게 투어를 장악했다. 2015년엔 전인지와 박성현이 역대급 인기를 누리며 흥행돌풍을 주도했다.
올해도 KLPGA의 인기는 더 뜨거울 전망이다. 김효주, 전인지가 떠났지만 박성현, 이정민, 조윤지, 고진영 등 새로운 여왕후보가 즐비하다. 팬들의 관심도 여전히 높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