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극장가 흔드는 한국영화의 향연… ‘동주’·‘귀향’·‘글로리데이’

입력 2016-03-07 0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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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대작과 주류 상업 영화 중심의 최근 한국영화 시장 판세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며 올해 2월과 3월, 극장가의 흐름을 바꾼 작품들이 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가 지난달 17일 개봉해 1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귀향’ 역시 지난달 24일 개봉해 2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오는 3월 24일 개봉하는 영화 ‘글로리데이’는 충무로 신예 대세들의 뜨거운 도전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한국영화계 흥행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충무로의 거장 이준익 감독의 도전으로 역주행 흥행 ‘동주’
영화 ‘동주’는 사후 70년간 한 번도 영화화 되지 않았던 윤동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 국민 시인이라 할 수 있는 윤동주의 인생을 소개하며 관객에게 공감을 얻는 시도는 관록 있는 이준익 감독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준익 감독은 특유의 도전 정신과 역사의식,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동주’를 깊은 여운과 감동을 전하는 작품으로 완성해냈다. 대작 위주의 영화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이 5억의 저예산 영화에 도전했다는 사실 역시 그 의미가 남다르고, 이를 그의 영화 최초로 흑백영화로 만들었다는 것 또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그의 도전은 개봉 주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상영관 수에도 불구하고 43.7%의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게 했고 높은 점유율은 역주행 흥행 돌풍의 기반이 되었다. 이는 동시기 개봉작 ‘데드풀’의 좌석점유율인 38.7%를 넘어서는 결과이며, 현재까지도 관객들의 뜨거운 입소문을 끌어내면서 장기 상영 체제로 돌입했다.

● 제작기간 14년, 75,270명의 후원으로 제작된 기적의 도전 ‘귀향’
영화 ‘귀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기획부터 완성까지 총 14년 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수많은 위안부 소녀들의 혼을 보듬고 희생을 돌이켜 보자는 조정래 감독의 굳은 의지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순 제작비의 50%인 12억을 조달하는 기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관객들의 성원과 바람은 당초 목표했던 10개관 상영이 아닌 전국 512개관으로 확장하는 기적을 만들었고, 현재는 700개 이상의 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부조리한 일제강점기 위안부 소녀들의 참혹한 아픔을 위로하는 영화 ‘귀향’은 그 간절했던 도전만큼 커다란 울림과 반향을 일으키며 기록적인 흥행을 만들어가고 있다.

●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라이징 도전, 라이징 무비 ‘글로리데이’

스무 살 첫 여행을 떠난 네 친구의 시간이 멈춰버린 그 날을 가슴 먹먹하게 담아낸 영화 ‘글로리데이’는 젊은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기 쉽지 않은 최근 한국영화계 분위기 속에서 지수, 김준면, 류준열, 김희찬이라는 신예를 과감하게 기용했다. 이는 젊은 배우의 유입과 활약이 필요한 한국영화계 상황에서 볼 때 의미 있고 뚝심 있는 결정이었고, 이에 화답하듯 ‘글로리데이’가 믿고 고른 신예들은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대한민국을 대표할 새로운 얼굴로 면면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충무로의 대세 신예 자리를 예약한 최정열 감독의 청춘 영화 도전이라는 지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때마다 찾아오던 청춘 영화가 90년대 ‘비트’, ‘태양은 없다’ 이후 최근 ‘스물’로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청춘 영화의 명맥을 이을 ‘글로리데이’의 개봉은 반갑다. 때론 유쾌하게 때로는 묵직한 여운으로 생생한 스무 살 그리고 진솔한 청춘의 이야기를 그린 최정열 감독의 진심은 벌써부터 젊고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되어 예매오픈 15분 만에 25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검사외전’, ‘부산행’에 이어 2016년 가장 기대되는 영화 3위(딩고무비)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라이징 스타 배우와 감독이 활약하는 라이징 무비로서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한편 영화 ‘동주’는 지난달 17일, ‘귀향’은 지난달 24일 각각 개봉해 극장 상영중이며, ‘글로리데이’는 오는 3월 24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김미혜 기자 roseli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와우픽쳐스·㈜보리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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