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리우행 프로젝트’ 본격 가동

입력 2016-03-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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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의 생애 첫 올림픽 출전 꿈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부상 등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8월 열리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스포츠동아DB

■ 슈틸리케 감독, 레바논과 월드컵 亞2차예선·태국 평가전 출전명단서 제외

공격 전 포지션 가능 최고 와일드 카드
신태용 감독 요청…슈틸리케 통 큰 양보
축구협, 토트넘에 발빠르게 협조 공문


‘손샤인’ 손흥민(24·토트넘)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조용히 마음으로만 품었던,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의 꿈이 성큼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부상 등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손흥민은 8월 열리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월 A매치 시리즈에 나설 태극전사 23명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24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7차전을 펼친 뒤 27일 방콕으로 옮겨 태국과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그런데 대표팀 소집명단에 손흥민의 이름이 빠졌다. 꾸준히 대표팀에서 제 몫을 해온 핵심자원의 불참은 숱한 의문을 낳을 뻔했다. 물론 확실한 배경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을 뽑지 않은 것은 리우올림픽 와일드카드(24세 이상) 발탁에 대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사전교감이 있었다. 리우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해 1월 카타르에서 벌어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2위로 본선 출전권을 획득한 신태용(46)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을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 점찍은 상태였다. 최전방부터 좌우 윙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 등 공격라인 전 포지션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한 손흥민은 굉장히 매력적인 카드다. ‘와일드카드 선발’로 마음을 굳힌 신 감독은 AFC U-23 챔피언십 기간 중 슈틸리케 감독에게 양해를 구했고, 통 큰 양보를 받았다.

남은 것은 손흥민의 의사를 확인하고, 토트넘과 교감을 나누는 일이었다. 신 감독이 전화를 걸어 본인의 의지를 확인하자 이후 작업은 일사천리였다. 대한축구협회가 발 벗고 나섰다. 슈틸리케 감독의 조언에 따라 3월 A매치에 차출하지 않는 대신, 리우올림픽에 나서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토트넘에 전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등 힘든 일정을 소화하는 토트넘을 도와주면서 훗날 배려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 회신은 오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꽤 긍정적이라는 것이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올림픽 와일드카드는 FIFA의 국가대표 의무차출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소속팀이 거부하면 선발할 명분이 없다. 손흥민도 이를 경험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광종 전 감독은 23세 이하 연령대의 그를 선발하려 했지만, 전 소속팀 레버쿠젠(독일)이 차출을 거부했다. 당시 한국은 금메달을 획득해 선수 18명 전원이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다. 손흥민과 함께 독일에서 뛰던 동갑내기 친구 김진수(호펜하임)도 같은 처지였으나, 사전 협의가 잘 이뤄져 인천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있었다.

따라서 손흥민에게는 이번 올림픽 출전이 절실하다. 올림픽 메달 획득은 곧 병역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 감독은 “이야기가 잘 진행 중이다. 와일드카드는 사전교감이 필수”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대표팀과 올림픽팀 상호협력과 서로의 입장을 100% 전달하기 위해 먼저 상황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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