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레드벨벳, 기다림이 조금도 아쉽지 않은 그룹

입력 2016-03-16 1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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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사진|SM엔터테인먼트

그룹 레드벨벳이 컴백 예정일을 16일 자정에서 17일 자정으로 연기하면서, 그녀들의 음악을 기다리던 팬들의 기다림은 24시간이 늘어났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밝힌 발매 연기이유는 "4가지 버전으로 준비한 'The Velvet' 앨범의 타이틀곡 '7월 7일(One of These Nights)’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로, 발매 연기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그 대상이 '레드벨벳이기 때문에' 과연 어떤 색다른 음악을 가지고 돌아올 지에 대한 설렘도 커지고 있다.

기실 레드벨벳은 데뷔 이후 매 활동마다 전혀다른 콘셉트를 선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변신의 귀재'들이다. 아기자기한 소녀들의 이미지를 강조한 데뷔곡 '행복(Happiness)'와 매니쉬 콘셉트의 두 번째 싱글 'Be Natural'도 깜짝 놀랄만한 행보였지만, 레드벨벳의 진정한 팔색조 매력이 드러난 건 역시 첫 미니앨범 'Ice Cream Cake'부터이다.

예리가 합류하고 5인조로 변신한 레드벨벳은, 'Ice Cream Cake'와 'Automatic'을 더블 타이틀로 내놓으며, 풋풋하고 상큼한 여고생 같은 이미지와 성숙하고 섹시한 여인의 이미지를 동시에 선보였다.

첫 정규앨범 'The Red'에서도 레드벨벳의 변신은 멈추지 않았다. 말괄량이 삐삐와 이상한 나라 앨리스가 뒤섞인 듯한 기묘한 콘셉트와 그에 못지않게 묘한 후크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Dumb Dumb'은 확실히 레드벨벳이기 때문에 가능한 곡이었다.

이처럼 데뷔 후 불과 1년 7개월만에 걸그룹이 시도해 볼만한 거의 모든 콘셉트를 섭렵한 레드벨벳이지만 'The Velvet'에서는 또 한 번의 변신에 도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The Velvet'은 전작 'The Red'와 대칭을 이루는 앨범으로, 즉 지금까지의 레드벨벳의 모습이 오른손에 쥐고 있던 것이라면, 이번에는 왼손에 쥐고 있는 것을 꺼낸 든 셈이다.

실례로 타이틀 곡 ‘7월 7일(One Of These Nights)’은 걸그룹의 타이틀곡으로는 보기드문 발라드 장르이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긴 호흡이 필요한 발라드는 짧은 순간에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아야하는 아이돌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타이틀로 기피하는 장르이지만, 레드벨벳은 과감하게 발라드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는 레드벨벳이라는 그룹이 가진 실력과 매력에 대한 자신감에 따른 선택이다.

물론 드물긴 하지만 걸그룹이 발라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도 있고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역시 가창력적인 부분에서의 대중들의 인정을 받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앨범이 특정 콘셉트나 주제를 담고 있는 경우다.

레드벨벳의 이번 'The Velvet'은 이 두 가지 이유가 모두 해당된다. 전작 'The Red'와 상반된 음악과 이미지를 표방한 'The Velvet'은 보다 성숙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곡들로 앨범을 구성해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레드벨벳의 모습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또 레드벨벳은 한 두 명의 메인보컬이 노래를 이끌어가는 그룹이 아니라 다섯 명의 멤버 모두가 수준급의 보컬실력을 지니고 있는 그룹으로, 이번 'The Velvet'의 활동은 멤버 개개인이 더욱 부각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가요계는 신구 걸그룹의 세대교체가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자연스럽게 '제 2의 OOO'와 같은 수식어를 획득하는 그룹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레드벨벳은 '제 2의 OOO'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울리지 않은 그룹으로, 디스코그라피가 늘어갈수록 오히려 점점 새롭고 독창적인 매력을 뽐내고 있다.

비록 레드벨벳의 새로운 매력을 확인할 시간은 늦춰졌지만, 아쉬움보다는 설렘과 기대감이 더 큰 이유이다.

레드벨벳, 사진|SM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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