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 “자기만의 타구를 연마하라”

입력 2016-03-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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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왼쪽 2번째)은 선수들이 고정관념을 깬 방식으로 단련하기를 기대한다. 힘이 떨어지는 KIA 타선의 희망은 창의성에 있다고 믿는다.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배팅케이지 안에서 ‘평정심’ 강조

타자들은 실전에 들어가기 전 배팅케이지에서 타격을 한다. 야구인들은 그곳에서의 타격폼이나 타구의 질만 봐도 선수의 당일 컨디션을 짐작한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최근 김현수의 타격 슬럼프를 놓고 흥미로운 분석을 했다. “김현수를 홈런타자들과 같은 조에서 훈련하게 한 것이 실수였던 것 같다”는 요지의 자책이었다. 김현수가 장타자들에게 밀리지 않는 타구를 만들어내려다 오히려 자신만의 페이스를 잃어버린 것이 초반 고전의 원인일 수 있다는 해석이었다. 배팅케이지 속 타자의 심리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빚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지명타자였던 KIA 김기태 감독은 ‘배팅케이지 안에서의 평정심’을 강조했다. “그 안에선 다른 선수와 경쟁하려고 생각하지 말고, 자기만의 타구를 만들라”는 당부가 담겨있다.

김 감독은 “지금 KIA 타자들을 보면 안타까운 점이 있다. 연습 때 시험해봤던 타격 기술들을 지금 배팅케이지에서 해봐야 되는데, 멀리 치려고만 한다. 배팅케이지에선 홈런이 아니라 빨랫줄 타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시절 김 감독이 여러 타격폼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실험정신이 있어서 가능했다. 김 감독은 “번트를 잘 대는 타자는 번트로만 안타를 만드는 법을 연구하는 것도 생존방법일 수 있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연마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KIA가 약체로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타격의 열세 탓이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표준에 매몰되지 말고, 자기 것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객관적 전력 자체가 약한 상황에서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해 극복하자는 방향성이 들어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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