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준면 “조진웅 선배, 광적으로 좋아하고 존경해”

입력 2016-03-22 17:0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흔히 아이돌이 가수활동을 하다 연기에 발을 들일 때 ‘연기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대부분 가수가 본업이고 연기를 병행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김준면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연기돌’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그는 엑소가 데뷔하기 전부터 배우를 꿈꿨고 연기에 대한 생각 또한 깊었다.

“연기를 처음 시작한 건 연습생 때였어요. 여러 가지 이유로 데뷔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연기로 대학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연기 레슨을 받으면서 운 좋게 ‘한국예술예술종합학교’ 연극과에 입학하게 됐어요. 그곳에서 훌륭한 교수님들과 개성이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연기에 더 빠져들게 됐죠. 가수로 데뷔하긴 했지만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챙겨보며 언젠가 꼭 연기를 하겠다는 꿈을 키웠어요.”

1991년생인 수호는 지난 2012년 엑소로 데뷔했다. 데뷔 4년차 가수이자 한국 나이로는 26살의 나이. 그에게 “연기를 시작하기에 조금은 늦은 나이가 아니냐”고 묻자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답했다.

“저는 오히려 이르다고 생각해요. (변)요한이 형은 독립영화로 시작했고 그 영화들 역시 20대 중반에 노출됐어요. 이제 요한이 형이 서른 살이 됐고, 재작년에 ‘미생’이라는 드라마로 주목받으면서 활발한 활동 중이죠. 형이 굳은 의지를 갖고 천천히 연기자의 길을 밟아나가는 것을 보면서 ‘급하게 가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엑소의 리더로 활동할 때보다 눈이 빛났다. 연기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첫 필모로 ‘글로리데이’를 선택했다. 왜 ‘글로리데이’여야만 했을까?

“첫 작품을 한다면 꼭 청춘물을 하고 싶었어요. 중학교 때 ‘말죽거리 잔혹사’, 대학교 때 ‘파수꾼’이라는 영화를 인상 깊게 봐서 청춘물을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전에도 다른 작품이나 시나리오를 보긴 했지만 ‘글로리데이’만큼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어요. ‘글로리데이’는 저의 생각을 직접 쓴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였어요. 그런 시나리오가 제 앞에 있어서 놀랐죠.”


엑소 멤버로서 수많은 무대를 경험하고 스포트라이트에 익숙해졌을 김준면이지만 영화 ‘글로리데이’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자 그는 떨리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때는 정말 많이 떨렸어요. 제가 연기를 배운 적은 있지만 실제로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건 처음이니까 누가 되지 않을까, 집중에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했죠. 근데 제가 영화에 대한 리뷰를 다 찾아보는데 다행히 만족도가 꽤 높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기대가 많이 돼요. 많은 분들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느끼시고 저희와 조금이라도 유대감을 공유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조심스럽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준면. 그는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에 대해 묻자 주저 없이 ‘미생’과 ‘시그널’ 을 꼽았다. 그는 “두 세 번씩 돌려볼 정도로 두 작품을 좋아하고, 기회가 닿는다면 그런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생’은 시완이 형도 알고 특히 요한이 형이랑 정말 친해서 좋아한 작품이에요. ‘시그널’은 이제훈 선배님도 계시고, 또 제가 조진웅 선배님을 광적으로 존경하고 좋아해요. 만약 두 작품 모두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저한테 들어오지 않더라도 작은 역할이라도 오디션을 보고 싶어요. 개인 시간을 다 줄이고 쉬는 시간을 없애서라도, 엑소 활동을 병행하면서라도 그 선배님들과 함께하며 배우고 싶어요.”

아마 ‘미생’이나 ‘시그널’을 재밌게 본 시청자라면 이 대목에서 멈칫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가 ‘아이돌’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간절하고 명확했으며, 이런 우려의 시선을 본인 역시 자각하고 있었다.

“‘미생’이나 ‘시그널’은 마치 ‘치즈인더트랩’의 원작 팬들처럼 고정 팬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한다고 하면 싫어하실 수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저는 단역이든 아니면 아무 대사 없는 역할이라도 만족해요. 함께 옆에 있고 싶은 마음이죠. 아니면 그냥 스태프로 참여해서 슬레이트라도 치면 안 될까요? 저 정말 존경하는 선배님들 옆에서 배우고 함께하고 싶은데….”

동아닷컴 김미혜 기자 roseli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