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교창(오른쪽 3번째·7번)을 비롯한 KCC 선수들이 27일 전주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오리온을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고졸 신인 송교창은 4쿼터 막판 결정적 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전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종료직전 김효범 빗나간 슛 득점 연결
프로농구 챔프 5차전 KCC 승리 견인
미국프로농구(NBA)에선 1995년 케빈 가넷(40·미네소타)의 성공 이후 고교 졸업 직후 프로로 직행하는 선수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이 흐름을 타고 1996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LA 레이커스(전체 13순위로 샬럿 호네츠 입단 후 트레이드)에 입성한 한 고교생이 있었다. 당시 19세였던 이 선수는 1996∼1997시즌 유타 재즈와의 서부 콘퍼런스 4강 플레이오프(7전4승제) 5차전 연장전에서만 무려 5개의 에어볼을 던지며 질타를 받았고, 레이커스는 탈락했다. 비난에 아랑곳없이 묵묵하게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킨 이 선수는 훗날 불세출의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세계적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38·레이커스)의 이야기다. 그는 NBA ‘고교생신화’의 대표적 사례다.
국내남자프로농구에선 고교생 선수가 프로에 입성한 경우는 몇 차례 있었지만 ‘성공’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KCC는 지난해 10월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삼일상고 3학년이었던 송교창(20)을 지명했다. KCC 추승균 감독은 “4년 뒤 1순위 선수를 미리 뽑았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송교창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했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송교창은 정규리그 20경기에서 평균 8분27초를 뛰며 1.5점·1.7리바운드에 그쳤다. 즉시전력으로 평가하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이 때문에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에서 KCC를 상대한 오리온 역시 송교창의 존재를 크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전력외’ 평가를 받았던 송교창은 27일 전주체육관에서 벌어진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큰 일’을 저질렀다. 그는 86-84로 근소하게 앞선 경기 종료 43초 전 김효범(11점·2리바운드)의 빗나간 슛을 팁인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KCC가 94-88로 승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송교창은 이날 12분8초간 7점·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짧고 굵게’ 활약했다.
추 감독은 “우리 팀 포워드진의 신장이 작아서 (송)교창이를 활용했는데, 자신의 역할을 잘해줬다. 이번 챔프전은 교창이에게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송교창은 “얼떨떨한 기분이다. 공격에선 내 역할이 크지 않기 때문에 궂은일을 하자는 생각으로 공격 리바운드에 들어갔는데 결과가 좋았다. 훗날 오늘(27일) 팁인하던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프로는 고교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고교 때는 나를 막을 선수가 없다보니 슬슬해도 이길 수 있었다. 프로에선 조금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매 순간 더 집중하게 되고 노력하게 된다. 대학 대신 프로를 택한 내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KBL에서도 고졸 선수의 성공 신화가 이제 시작됐다.
전주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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