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복귀 윤성환·안지만, 진심어린 사과는 없었다

입력 2016-04-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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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성환(왼쪽)과 안지만이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실내훈련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윤성환(왼쪽)과 안지만이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실내훈련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기자회견서 질문도 받지 않고 짧은 사과만

‘절대 거액의 해외원정도박 등 불법적인 행위는 하지 않았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억울합니다.’

삼성 투수 윤성환(35)과 안지만(33)의 1군 복귀 시 야구팬들이 그들에게 꼭 듣고 싶었던 말이다. 그러나 소속팀의 통합 5연패에 결정적 폐를 끼치고 KBO리그 전체에도 큰 파장을 낳았던 윤성환과 안지만은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야구팬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야구에만 전념해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다”는 말로 모든 것을 끝냈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지난해 11월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로 인해 야구선수로선 가장 영광스러운 무대인 한국시리즈에도 뛰지 못했고, 지난 6개월 동안 개인적으로 많은 어려움도 겪었다. 안현호 삼성 단장이 최근까지도 “본인들은 죄가 없다고 한다”고 했지만, 정작 기자회견에선 억울한 심정에 따른 하소연을 들을 수 없었다.

삼성은 이날 오전 안지만의 1군 엔트리 등록과 윤성환의 1군 합류를 결정하고 취재진에게 이를 알렸다. 인터뷰 요청이 있자 약식인사로 대신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현재 윤성환과 안지만의 해외원정도박 혐의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수사 중이다. 취재진 앞에서 한 발언은 향후 경찰 수사와 법적 절차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구단과 선수 모두 이를 의식했는지, 기자회견에선 심경에 대한 발언이나 추가 질문 없이 최대한 짧게 사과인사만 했다. 취재진도 질문을 받을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임을 고려해 이를 수용했다.

이제 윤성환과 안지만은 다시 그라운드에서 야구선수로 제 몫을 다하고자 한다. 복귀 과정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된 부분도 없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따가웠던 시선과 야구팬들은 물론 KBO리그 전 구성원들이 느꼈던 불편함 등을 고려했더라면 이날 기자회견에선 좀더 진심어린 사죄가 필요했다. 더욱 냉랭해질 여론과 마주하는 길을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닐지 당사자인 윤성환, 안지만과 삼성은 한 번쯤 곰곰이 되새겨봐야 할 듯하다.

대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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