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표 ‘반전의 법칙’

입력 2016-05-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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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드디어 잠에서 깨어났다. 강력한 우승후보 NC가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8연승을 질주했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성적과 팀의 장기적인 미래를 함께 바라보며 NC를 선두로 이끌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NC 창단 최다 8연승 타이…1위 두산에 1경기차 턱밑 추격

“경기 안 풀릴수록 선수들 편하게 해줘야”
꾸준한 선수 육성 소신…NC의 저력으로

KBO리그의 공룡이 깨어났다. 4월29일 사직 롯데전부터 5월8일 마산 LG전까지 8연승이다. 8연승 과정에서 NC의 총득점은 70점(총 실점은 22점)에 달한다. 우승후보라는 평가에 걸맞은 저력이 발휘되고 있다. 4월의 팀이 두산이었다면 5월의 팀으로 NC가 떠오르고 있다. 이제 1위 두산(19승10패1무)에 1경기 차(18승11패)로 따라붙었다. NC의 8연승은 창단 최다연승 타이기록(종전 2015년 5월20일 마산 kt전∼마산 두산전)이다. 주위의 지나친 기대 속에서 10승11패라는 그다지 돋보이지 않은 스타트를 NC 김경문 감독은 어떻게 반전시켰을까?


김 감독의 소신 “감독은 선수가 잘할 수 있게 해주는 자리”

8일 마산 LG전에 앞서 만난 김 감독은 “믿었던 타자들이 안 맞을 때, 승률 5할 언저리에서 버틴 것이 컸다”고 돌아봤다. “팀이 안 좋을 때일수록 감독이 말도 조심하고, 나서지 않았다. 훈련도 더 시키지 않았다. 감독은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타 밸런스가 잘 안 맞는 상황에서 붕괴되지 않고 버텨준 선수들을 향한 고마움이 묻어났다.

4월 마지막 주말 롯데 3연전부터 선수들이 연승 흐름을 타자 김 감독은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감독을 오래하다 보면 긴 시즌에서 흐름을 탈 때 타야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게 된다”고 말했다. 단, 결과 지상주의가 아니라 과정을 잊지 않는다. LG전을 11-5로 대승하면서 8연승을 거둔 후 김 감독은 “1경기, 1경기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승리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8연승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 성적과 육성, NC의 양 날개가 되다!

새는 좌우에 날개가 있어 하늘을 날 수 있다. 김 감독은 성적(현재)과 육성(미래)이라는 날개로 NC를 조종하고 있다. NC 관계자의 증언이다.

“팬북을 만들 때, 감독님께 인터뷰 원고를 보여드렸다. 그런데 감독님이 팀에서 전력 외라고 생각한 선수 몇몇의 이름을 직접 ‘추가하라’고 하시더라.”

이름값이 떨어지는 선수라도 성실하면 잊지 않고 기억해뒀다가 꼭 쓴다는 김 감독의 용인술이 이런 세밀한 곳에서도 드러난다. 실제 올 시즌 NC는 박민석, 박준영, 구창모, 김준완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들이 중용될 때가 잦다.

올 시즌 우승 최적기라는 평가 속에 무관인 김 감독의 우승 목마름은 아주 강렬하다. 그럼에도 검증된 선수만 쓰지 않고, 육성을 병행하는 노선을 밟고 있다. 평범해 보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김 감독의 ‘상식적인 야구’가 NC 속에 투영될수록 팀은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마산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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