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AFC 스폰서 발 빼나

입력 2016-05-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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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스폰서 재계약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그 배경과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축구계에선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부터 경기장 내 ‘삼성’이 적힌 A보드를 못 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올 상반기 만료…계약 연장 ‘부정적’
9월 월드컵 최종예선부터 중단 예고

삼성전자가 축구 마케팅에서 점차 발을 빼는 분위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스폰서로도 더 이상 나서지 않는다.

아시아 축구계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16일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만료되는 AFC와의 공식 스폰서 파트너십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룹 내부적으로는 AFC와 더 이상 함께 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로써 당장 9월 시작될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부터 ‘삼성(SAMSUNG)’ 영문이 새겨진 축구장 내 A보드를 못 보게 될 전망이다.

삼성은 해외시장에서의 브랜드 파워 강화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국내기업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다. 올림픽, 축구, 육상을 중심으로 여러 종목과 단체(조직)를 지원해왔다. AFC와는 2005년부터 ‘모바일 카테고리 공식 스폰서’ 자격으로 후원 계약을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월드컵 아시아 예선과 아시안컵, 올림픽 아시아 예선, 연령별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각종 아시아권 국제대회에서 자사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었다.

삼성의 축구 및 스포츠 마케팅 축소 움직임은 사실 오래 전부터 감지됐다. 특히 최근 들어 삼성이 각 종목에 대한 지원을 크게 줄이면서 국내 스포츠계는 큰 불안감을 느껴왔다. 2014년 프로축구 수원삼성의 모기업 역할을 계열사 제일기획에 넘긴 것이 대표적 사례다. 수원은 갑자기 운영주체가 바뀐 이후 지속적인 긴축재정의 여파로 전력보강에 어려움을 겪었고, 올 시즌에는 창단 이후 가장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울러 삼성은 이미 해외 스포츠 마케팅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2005년 4월부터 10년간 이어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첼시와의 관계를 지난해 2월 끝냈다. 삼성은 유니폼 타이틀 스폰서 및 경기장 A보드 등 각종 권리를 획득한 대신 연간 1000만파운드(약 169억원·추정치) 규모를 후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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