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한화 김성근 감독 현장 복귀하던 날

입력 2016-05-20 22:0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김성근 감독이 2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전에 복귀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한화는 허리디스크 수술로 의자에 완전히 앉지 못하는 김 감독을 위해 특수 책상과 의자를 제작했다. 김 감독이 책상 위에 손을 올린 채 서서 경기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허리 통증은 이제 괜찮다.”

허리 수술을 하면서 자리를 비웠던 한화 김성근(74) 감독이 유니폼을 입고 현장에 돌아왔다. 김 감독은 20일 kt전을 앞두고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나와 훈련을 지휘했다. 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허리디스크(3·4번 추간판 탈출증) 수술을 받은 후 15일 만의 복귀다. 김 감독은 이날 오후 1시쯤 구장에 도착한 뒤 각 파트별로 보고를 받고, 2시15분에 선수단 미팅을 했다. 이후 배팅케이지 뒤에서 타자들이 타격훈련 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 “투수가 없다”는 말로 시작된 복귀 첫 인터뷰

이날 홈팀 훈련이 끝난 뒤 김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다. 프로야구 감독들은 매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지만, 김 감독은 수술 전 성적 부진에 빠지자 전체 경기수의 절반 가까이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복귀 첫날이라 그런지 취재진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보름 만에 야구장에 왔는데, 더운 거 말고는 변한 건 없다”면서 “코치들과 선수들 모두 만나서 수고했다고 이야기했다. 허리 통증은 이제 괜찮다. 경기 중에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운동을 해야 한다. 지금 펑고를 치라고 하면 칠 수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야구 쪽으로 화제가 돌아갔다. 김 감독이 있을 때 8승18패(승률 0.307)로 꼴찌였던 팀 성적은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2승10패를 더해 10승28패(승률 0.263)로 더 떨어졌다. 승패 차이가 -18이나 됐다.

김 감독은 이런 참혹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팬들에게 별도로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대신 “투수가 없다”는 말로 시즌 초반 성적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밖에서 보니 투수가 너무 모자라더라. 결국 투수 싸움인데 투수가 없으면 야구가 어렵다. 1회부터 6회까지 끌고 갈 수 있는 투수도 없고, 1~2이닝을 1~2점으로 막을 수 있는 투수도 없다. 투수 숫자가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 던질 수 있는 투수, 즉 계산이 서는 투수가 있어야 한다. 현재 그런 투수 자원이 있나 싶다. 다른 하위권 팀들도 전부 투수가 부족하다. 상위권 팀들은 그런 투수들이 갖추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즌 전 캠프 때부터 50%밖에 되지 않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로저스, 심수창, 안영명, 배영수, 송신영, 윤규진 이태양에 외국인투수도 한 명 없었다. 투수 7~8명이 이미 빠져 있었다”면서 “시즌 전 투수들에게 4월 한 달은 1회에도 바꿀 수 있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왜 투수진이 이렇게 망가졌고, 왜 준비가 되지 않았는지, 그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또한 “1군은 전투를 하는 곳이지 육성하는 곳이 아니다. 우리 투수들도 2군 가면 점수에 상관없이 6~7이닝을 던진다. 하지만 1군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덧붙여 1군에서 투수를 육성하는 데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음을 나타냈다.


● 한화 kt 대파하고 시즌 3번째 연승


이날 한화는 kt를 11-2로 대파했다. 선발투수 송은범은 6.2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올 시즌 9번째 등판 만에 첫 승(5패)을 올렸다. 올 시즌 개인 최다이닝이며, 99개의 투구수는 시즌 2번째 등판인 4월 7일 대전 넥센전(101구)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8월 1일 대전 KIA전 이후 최근 9연패의 사슬을 끊고 처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타선도 모처럼 불이 붙었다. 3번 지명타자로 나선 윌린 로사리오가 KBO리그 데뷔 후 개인 첫 연타석 홈런을 때리는 등 장단 12안타로 11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로사리오는 5회 1점홈런(시즌 8호), 6회 2점홈런(시즌 9호) 등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한화로서는 전날 포항 삼성전 승리에 이어 모처럼 연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한화가 연승을 거둔 것은 3번째. 종전에는 4월26일(대전 KIA전)~29일(대전 삼성전) 3연승, 5월1일(대전 삼성전)~3일(인천 SK전) 2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한화는 21일 kt전 선발투수로 윤규진을 예고했다. 윤규진은 2009년 6월 21일 목동 히어로즈전(1.1이닝 4실점 패전투수) 이후 2526일(6년 10개월 29일) 만에 선발로 등판한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