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웃음후보’ 된 한화, 지는 방법도 가지가지

입력 2016-05-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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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에도 고척 스카이돔에서 마지막 환호는 넥센의 몫이었다. 끝내기 폭투로 경기를 패하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한화 정우람(맨 앞)의 모습이 애처롭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지난달 끝내기볼넷·25일 끝내기폭투
올시즌 5차례 끝내기패 모두 역전패


12승31패1무, 승률 0.279.

2016시즌 시작 전 우승후보로 꼽혔던 한화의 처참한 성적이다. 26일까지 팀 방어율(6.79)과 실점(327점), 폭투(30개), 실책(48개) 등 안 좋은 건 모두 1위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300실점 이상 기록한 팀이 바로 한화다. 26일 고척 넥센전 승리(7-6)로 -20이었던 승패 마진을 -19 로 줄인 것과 200득점을 넘긴 게(201점) 그나마 다행이다. 이 과정에서 상황에 관계없이 필승계투조를 모두 쏟아 붓는 ‘도박야구’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타자들의 방망이에도 힘이 없다. ‘총체적 난국’이다.

한화의 지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경기 초반부터 집중타를 얻어맞고 대량실점하면 다음을 준비할 수 있지만, 이는 한화 야구와 거리가 멀다. 22일 대전 kt전이 좋은 예인데, 1-10에서 7-10까지 추격하자 송창식∼박정진을 내보내는 위험천만한 선택을 했다. 그러나 이들이 무너지며 팀은 7-18로 대패했다. 이는 올 시즌 한화 야구의 축소판이다.

25일 고척 넥센전에서는 정우람의 끝내기 폭투로 패했다(8-9). 2점만 내준 선발 장민재를 2.1이닝 만에 교체하고, 송창식∼송창현∼박정진∼권혁∼심수창∼정우람까지 6명에게 나머지 이닝을 맡겼다. 올 시즌 리그에 딱 두 번뿐인 끝내기 패스트볼과 폭투 모두 한화가 기록했다.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4-4이던 연장 10회말 끝내기 패스트볼로 패한 지 열흘도 안 돼 폭투로 자멸한 것이다.

특히 한화는 올 시즌 5차례 끝내기패배를 당했는데, 모두 역전패였다. 지난달 1∼2일 잠실 LG와 개막시리즈 2경기 모두 끝내기안타를 맞아 패했고, 지난달 19일 부산 롯데전에서도 연장 10회말 끝내기볼넷으로 졌다. 최근 2차례 끝내기패배는 패스트볼과 폭투다. 타석에 선 타자의 타점조차 기록되지 않은 끝내기라 더욱 허무하다.

또 최근 KBO리그에서 폭투 및 패스트볼로 경기를 내준 5번의 사례 중 한화가 4차례였다. 2014년 10월17일 광주 KIA전(박정진), 지난해 8월30일 잠실 두산전(이동걸)에서 끝내기폭투가 나왔고, 나머지 한 차례는 지난해 10월2일 대구(시민) kt-삼성전에서 조무근(kt)이 기록했다. 끝내기 패스트볼은 2009년 6월25일 광주(무등) SK-KIA전에서 정상호(당시 SK)가 기록한 이후 무려 2152일 만에 나온 역대 7번째 진기록이었다.

당장의 연패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정우람(4년 84억원)과 심수창(4년 13억원)을 데려왔다. 지난 시즌 과부하가 걸렸던 박정진∼윤규진∼권혁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밥 먹듯이 선발투수를 퀵후크(3실점 이하의 투수를 6회 이전에 강판하는 것)한 탓에 계투진의 부담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졌다. 불펜 중심의 야구를 해야 하는 팀의 불펜방어율이 6.33으로 꼴찌다. 역시 꼴찌인 선발투수 방어율(7.22)과 이닝(162이닝)은 줄기차게 퀵후크를 해댄 결과다. 리그에서 선발투수가 합계 200이닝을 못 넘긴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우승후보 한화가 ‘웃음후보’로 전락한 건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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