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고은생활한복 이재환 대표·배우 민송아·엘리체 김연숙 대표
배우와 화가만으로도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민송아지만 이번에는 '한복 패션쇼'에 도전한다.
민송아는 가방 브랜드 엘리체의 김연숙 대표, 생활 한복 브랜드 더고은생활한복 이재환 대표와 힘을 합쳐 6월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16 대한민국 국회 초청패션쇼 품'을 개최한다.
이번 패션쇼가 특이한 점은, 단순히 한복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실제 입고 생활할 수 있는 한복의 가능성을 알리고자 한다는데 에 있다.
이는 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온 민송아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패션쇼에 앞서 8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민송아는 "미술과 한복은 상황이 닮아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올림픽으로 치면 미술과 한복은 비인기 종목이다. 사람들은 집 사고, 차 사고, 그 다음이 그림이나 미술이다. 미술시장이 좀 더 커지기 위해서는 지원만 바랄것이 아니라 대중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일본의 기모노나 중국의 치파오와 같은 의상은 현대적인 아이템과 잘 매치해 여전히 실생활에서 입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복에 핸드백을 들고 하이힐을 신는 트렌드는 없지 않나. 김치에 맛을 들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오리지널을 전파하는 것보다 그와 비슷하게 어레인지를 한 후 점점 맛을 들여가는 것이 낫다고 본다. 한복도 전통적인 복식이 아니라 현대복처럼 입고 다닐 수 있는 디자인을 내놓는 게 대중화 생활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이번 패션쇼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아이디어에 머물러있던 생활한복 패션쇼가 성사가 된 건 민송아의 추진력 덕분이었다. 민송아는 자신의 생각을 현실화 할수 있을 한복업체와 가방 브랜드를 물색했고, 최종 후보로 더고은생활한복과 엘리체를 선정해 이들과 접촉했다.
민송아와의 만남에 대해 엘리체의 김연숙 대표는 "사실 이전까지 (민송아와는)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처음 민송아가 제안서를 보냈고, 그걸 계기로 만나게 됐다"며 "엘리체가 주로 일본에 OEM 납품을 하고 있는데, 일본에는 기모노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핸드백을 만드는 브랜드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한복에 어울리는 백을 만드는 업체가 없다. 이런 점에서 공감을 해 민송아와 함께 한복에 어울리는 백을 만들어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더고은생활한복의 이재환 대표는 처음부터 민송아와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해왔다. 이재환 대표는 "처음 생활한복을 런칭했을 땐 사람들이 비웃었다. 그런데 이제는 고궁 투어에 한복을 입고 가는게 유행이 됐고,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점도 했다. 또 다른 백화점과도 입점을 논의 중이다. 사람들이, 관과객들이 생활한복을 입게한 게 우리 더고은생활한복이라 자부한다. 유니클로나 자라처럼 일상적으로 입고 다니는 의류 브랜드가 되는 게 꿈이고, 앞으로 3년이면 가능 하다고 자신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한복의 생활화, 대중화는 이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던 목소리로, 여러 사람들의 많은 시도와 노력에도 크게 성공하거나 트렌드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이에 민송아가 주목한 건 말 그대로 '실제 입고 생활할 수 있는, 또 젊은이들도 입고 싶은 한복'이었다.
민송아는 "기존의 한복을 만드는 분들은 자존심을 상할 수 있는데, 한복도 하이힐에 선글라스를 매치해 엣지있게 입을 수 있어야 사람들이 입을 것 아닌가. 사실 김연숙 대표나 이재환 대표에게도 상당히 도발적으로 제안을 한 건데 두 분 다 오케이를 해줘서 감사했다"며 "'한복은 이래야 해'라는 고정관념이 아니라 지하철, 버스에서도 입을 수 있는 의상과, 또 한복에도, 현대복에도 어울리는 백을 원했다"라고 밝혔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기존의 형식을 파괴한 현대복에 가까운 한복들이 탄생했고, 또 민송아가 그린 그림을 패턴화시켜 핸드백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 한복과 제품들은 17일 패션쇼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김연숙 대표는 "민송아의 그림이 컬러풀하고 화려한 특징이 있는데, 한복도 컬러풀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매치가 잘 된다고 생각했다. 한복에도 어울리고 실생활에도 심플하게 들고 다닐 수 있게 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민송아 역시 "패션쇼에 와서 보면 알겠지만, 전통적인 한복에 가까운 의상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이게 한복이야'라고 할정도로 완전 현대복에 가까운 의상들이 등장한다. 대중화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셈이다"라고 밝혔다.
또 이번 패션쇼 후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은 백화점 입점도 예정돼 있다. 민송아는 "당장의 수익을 보고 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서로서로 힘을 합쳐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에 입점이 늘어나고 한복과 백을 든 사람들이 늘어나면 우리의 프로젝트가 성공했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연숙 대표와 이재환 대표도 "면세점이나 백화점은 물론이고, 미국과 남미 지역에서 생활한복의 수요가 있다. 세계에서 한복을 입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이들은 "앞으로도 세 명이 힘을 합쳐 콜라보레이션을 이어갈 생각이다. 가을에도 패션쇼를 하나 더 하려고 기획하고 있으며, 면세점과 백화점, 중국 시장까지 다양한 경로로 이야기를 진행중이다. 많이 지켜보고 응원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2016 대한민국 국회 초청패션쇼 품'은 6월 17일 오전 11시 30분부터 국회의원회관 로비 3층에서 진행되며 노은지 KBS 기상캐스터, 배우 윤예원, 하나경, 전승태, 윤종원, 양한열, 박예빈, 걸그룹 리브하이의 가빈·보혜, 개그맨 이영식 등이 모델로 동참한다.
(왼쪽부터) 더고은생활한복 이재환 대표·배우 민송아·엘리체 김연숙 대표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