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만 잘해도 방어율 1점을 낮춘다

입력 2016-06-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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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9이닝당 자책점’으로 잘 알려진 방어율은 투수를 평가할 때 가장 우선시되는 지표다. 개인차가 있지만, 승수가 적어도 방어율이 낮은 투수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반대로 방어율이 높은 투수는 아무리 많은 승리를 따내더라도 물음표가 붙는다. 투수들에게 시즌 목표를 물으면 “방어율을 최대한 낮추겠다”고 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방어율을 낮추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최고의 방법은 타자를 압도하는 좋은 공을 던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구위·제구력·다양한 구종 등 여러 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에 제구력까지 갖춘 투수가 되기 위해선 노력뿐만 아니라 타고난 재능도 필요하다.

또 다른 방법은 투수의 기본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는 상대 타자에게 투구하는 것과 별개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2년차 외국인투수 라이언 피어밴드(넥센)와 봉중근(LG)을 예로 들었다. 피어밴드는 2015시즌 30경기에서 13승11패, 방어율 4.67의 성적을 거뒀는데, 견제사 13회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였다. 공동 2위 크리스 옥스프링(당시 kt), 우규민(LG·이상 4회)과 차이도 매우 컸다. 올 시즌에도 벌써 견제사 2회(공동 2위)를 기록했다. 봉중근은 선발투수로 28경기 11승8패, 방어율 2.66을 기록한 2008년 견제사 1위(6회)였다.

염 감독은 “피어밴드는 견제를 잘해서 방어율 1점을 낮췄다. 봉중근도 마찬가지다”며 “효과적인 견제와 주자를 묶는 것으로도 방어율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좋은 공을 던지면서 주자까지 잘 묶으면 일석이조다.

주자를 묶는 능력은 꾸준한 연습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염 감독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에게 슬라이드 스텝을 유독 강조했다. 슬라이드 스텝이 길면 ‘릴리스 타임(투구동작에 들어간 시점부터 공이 포수 미트에 도달하는 시간)’이 느릴 수밖에 없다. 그만큼 주자를 묶기 어려워진다. 염 감독은 “도루 저지는 투수의 책임이 70%다. 포수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며 “견제 등 주자를 묶는 것은 꾸준히 연습하면 100% 된다. 2군에서도 충분히 연습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기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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