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가슴 벅찬 무대가 또 있을까 싶다. 강민혁과 스크린 속 조복래의 듀엣 무대가 보는 이들을 울먹이게 했다. 아는 사람은 눈물을 모르는 사람은 보는 그 자체로도 감동이었다. ‘감동 강제 주입’이었다.
9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극본 유영아 연출 홍성창 이광영) 16회에서는 신석호(지성 분)의 간절한 설득 끝에 조성현(조복래 분)의 곡을 빼앗았던 최준하(이현우 분)가 양심고백을 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최준하는 '리멤버 어게인'에 출연하여 팬들 앞에서 지난 날을 사죄하고, 동생 조하늘(강민혁 분)과 형 조성현은 생과 사를 아우르는 멋진 듀엣 무대를 펼치며 안방극장에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약속장소에서 가까스로 만난 신석호는 최준하에게 조성현의 노래를 돌려달라고 부탁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다만 그동안 저작권를 한 푼도 안 쓰고 모아놓은 돈을 하늘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을 받는다. 그린을 통해 저작권료를 전달 받은 하늘은 공항으로 뛰어가고 출국하려는 최준하를 향해 “조하늘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 준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준하가 “미안합니다 저작권료는 내것이 아니라서 돌려드리는 겁니다”라고 하자 “그러면 그 곡은 왜 안 돌려주는겁니까. 그 곡은 여전히 선배님 곡이잖아요. ‘울어도 돼’는 왜 안 돌려주는 겁니까”라며 “‘울어도 돼’ 부르겠습니다. 사람들은 명곡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모두 압니다. 그 곡이 누구의 곡인지. 선배님이 지옥에서 스스로 걸어나오길 기도할겁니다. 내가 부르는 그 곡이 주인이 찾길 기도할겁니다”라며 돌아섰다.
하늘의 간절한 마지막 설득은 최준하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마음도 함께 울렸다. 미워하고 원망하기 보다 진심 어린 용서와 화해를 선택한 하늘의 모습은 ‘그래. 많이 아팠겠지. 다 타버린 내 심장처럼’으로 시작되는 ‘울어도 돼’의 가사와 어우러지며 안방극장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런 뭉클함은 극적으로 성사된 최준하와 하늘의 '레전드 어게인' 무대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최준하는 석호에게 전화를 걸어 곡을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한다. 아울러 무대에도 함께 서겠다고 말해 궁금증을 높였다.
‘레전드 어게인’ 당일. 무대에 오른 최준하는 “저의 잘못을 사과드린다. 앞으로도 지난 11년처럼 자숙하며 살겠습니다”라며 수많은 관객과 시청자 앞에서 자신의 지난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 이어 “자격 없는 제가. 감히 소개 합니다. ‘울어도 돼’ 주인공. 조성현 씨입니다”라고 소개하자 어두운 무대 중앙에 홀로그램으로 등장한 조성현이 평온한 얼굴로 ‘울어도 돼’를 부르기 시작해 감동을 선사했다.
동시에 하늘이 조성현과 듀엣을 이루는 장면에서는 보는 이들까지 눈물샘을 자극했다. 레전드 무대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가슴 벅찬 감동의 무대가 연출됐다.
종영까지 2회만을 남겨둔 ‘딴따라’. 힘든 시련을 모두 견디며 대중 앞에 ‘딴따라밴드’로서 평가받기 시작할 그들이다. 신석호와 딴따라밴드이 꽃길 인생은 이제 시작일까. 그리고 ‘꿀잼’의 반해 요소였던 로맨스의 향방은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갈까. 남은 전개에 관심이 쏠린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