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채정안 “진짜 내 모습 보여준 딴따라”

입력 2016-06-2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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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안은 이제 스스로를 온전히 드러낼 줄 알게 됐다. 그런 솔직함은 여유를 가져다 줬다. 시청자는 그런 모습에서 ‘언니’의 친근함을 느끼고 있다. 사진제공|더좋은ENT

채정안은 이제 스스로를 온전히 드러낼 줄 알게 됐다. 그런 솔직함은 여유를 가져다 줬다. 시청자는 그런 모습에서 ‘언니’의 친근함을 느끼고 있다. 사진제공|더좋은ENT

■ 옆집언니로 다가왔던 채정안


잘 나갈땐 주위 의식하고 단절된 삶 살아
지금 난 조연이고 돌싱녀…이게 내 모습
대중이 나를 예쁜 언니·이모로 봐줬으면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하지 않는다는 건, 전혀 그럴 이유가 없거나 아니면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일 테다. 연기자 채정안(39)은 “나는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서”라며 웃었다. 한때 ‘테크노의 여전사’라는 타이틀로 가요계를 주무르고,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여성들의 워너비’로 꼽혔던 그는 “소싯적에는 나를 감추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았다”고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대중의 머릿속에 남겨진 ‘새침데기’ 채정안은 없고, 동네 ‘옆집 언니’와 같은 모습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에서도 친근하고 진솔한 ‘누나와 언니’로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지성과 혜리를 제외하고 신인연기자들이 대부분인 현장을 그는 지성과 함께 이끌고 나아갔다.

“파릇파릇하고 예쁜 동생들과 함께 일하다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나더라. 나는 그렇지 못했는데,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그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과거엔 연기 못하는 모습이 들킬까 눈치를 봐야 했고, 말실수를 할까 주위와 단절하고 살았다. 나 자신조차 버겁고 챙기기 바빠서 주위의 누굴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채정안은 지나치게 솔직했다. “주연이 아닌 나” “돌싱녀” 등 속마음을 스스럼없이 꺼내놓았다.

“이 드라마(딴따라)를 시작할 때 내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 내 위치가 어디인지 알고 있었다. 편하게 말해서 ‘잘 나갈 때’(인기가 좋을 때)야 주인공이지, 이제는 아니지 않나. 어느덧 내가 주인공이라는 자리에서 멀어지는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진짜 내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시원하다. 하하!”



그의 솔직한 성격이 말해주듯 채정안은 열정이 넘친다. “넘치는 에너지를 쓸 곳이 없다”는 그는 “대중이 나를 그냥 처연한 ‘돌싱녀’로 보는 건 싫고, 친해지고 싶은 언니나 예쁜 아줌마, 이모로 느껴주면 바랄 게 없다”며 화통하게 웃었다.

동생은 언니 채정안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면 “살 떨려서 못 보겠다”는 말을 했단다. 녹화방송인데도 혹여 ‘사고’를 낼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주위의 사람들이 ‘시한폭탄’이라 불렀다. 2014년 방송한 SBS 예능프로그램 ‘썸남썸녀’ 출연을 시작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부딪혀보자. 신나게 일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한결 여유롭고 편안해진 마음은 얼굴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예전엔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지성이 동갑내기인데, 연기도 잘 할뿐더러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그에게 연기수업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인 (박)신혜도 마찬가지다. 내가 배울 점이 많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건 이제 나도 철이 들었다는 증거일까? 하하!”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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