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외인교체 러시’ 대박은 없다?

입력 2016-06-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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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삼성 벨레스터- 전 넥센 코엘로- 전 한화 마에스트리- 전 SK 세든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선발 부족 삼성·한화, 과감한 결단 넥센·SK
삼성 레온 제외 3명 모두 ML 경력 전무
대체로 선발 경험 적어… 레온은 데뷔전서 부상


이번 주에만 3명 째다. SK가 23일 대체선수와의 계약을 공식발표하면서 올 시즌 외국인선수를 교체한 팀은 4팀으로 늘었다.

가장 먼저 교체카드를 쓴 팀은 삼성이다. 지난달 18일 아놀드 레온(28)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이후 교체 소식이 뜸했으나 20일 넥센과 한화가 각각 스캇 맥그레거(30)와 파비오 카스티요(27) 영입을 발표했고, 23일에는 SK가 브라울리오 라라(28)와 계약했다.

세 팀 모두 각각의 이유로 교체 카드를 썼다. 삼성은 콜린 벨레스터(30)가 3경기 부진 뒤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교체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레온 영입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을 정도로 외국인선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한화도 비슷한 이유로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다.

하위권으로 처진 삼성과 한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선발투수 숫자 때문에 교체를 결정했다면, 넥센과 SK는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며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넥센은 6승(5패)을 올렸으나 볼넷 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태도 문제를 보인 로버트 코엘로(32)를 쳐냈고, SK는 2013년 다승왕(14승) 출신인 크리스 세든(33)의 부진을 오래 기다려주지 않았다.

지난해 한화 에스밀 로저스처럼 이름값 있는 선수들의 성공 사례도 있으나, 메이저리그 경력이 한국에서 성공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미국에서 무명이던 선수가 KBO리그와 찰떡궁합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올해 대체 선수들의 공통점은 일천한 경력이다. 레온을 제외하고, 이번 주 한국행을 결정한 3명 모두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하다. 현 시점에서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성과가 있는 선수를 데려오긴 쉽지 않다.

반면 삼성이 토론토에 이적료를 내고 데려온 레온은 1경기 만에 어깨 통증을 호소해 아직도 재활군에 있다. 레온은 빅리그 경력이 있는 만큼, 이적료를 제외하고 총액 50만달러로 올 시즌 대체 선수 중 가장 몸값이 비싸다. 그러나 데뷔전이던 지난달 26일 대구 KIA전 5이닝 8실점이 그가 보여준 유일한 기록이다. 삼성은 외국인선수가 3명으로 늘어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군에 3명 모두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

이번 주 계약한 맥그레거와 카스티요, 라라는 각각 총액 15만달러, 25만달러, 23만달러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부족한 경력만큼 몸값도 상대적으로 적다.

단 우려되는 점이 있다. 상당수 외국인선수들처럼 풀타임 선발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카스티요는 올 시즌 본격적으로 풀타임 선발로 전업했고, 최고 구속이 157km라는 좌완 파이어볼러 라라는 최근에 불펜에서만 뛰었다. 선발 경험이 적었던 레온이 데뷔전 이후 어깨 통증을 호소한 전례도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차근차근 긴 이닝을 던지게 몸을 만들지 못한 만큼, 대체 선수에게 ‘대박’을 기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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