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DA:다] 여름 극장가 라인업…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입력 2016-06-26 11:1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CJ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NEW·쇼박스·메가박스 플러스엠·워너브러더스 코리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본격 여름방학 시즌이 시작되면서 영화계도 ‘여름’ 성수기를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국내외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특히 대목인 7월 말과 8월 초 라인업에는 기대작들이 대거 몰려 올해도 역시 불꽃 튀는 극장가 전쟁이 예상된다. 이미 수면 아래서는 개봉일 확정에 앞서 무언의 눈치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 6월말-7월, ‘시그널’ 커플 열고 액션 블록버스터들 닫고

시작은 연초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시간을 초월해 러브라인을 그렸던 김혜수와 조진웅이 끊는다. 김혜수는 ‘굿바이 싱글’(배급 쇼박스)로 조진웅은 영화 ‘사냥’(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으로 맞붙는다. 두 사람의 주연작은 6월 29일 같은날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날한시 외나무다리에서 만났지만 작품의 장르가 완전히 다르기에 ‘선의의 경쟁’을 기대해 볼만하다. 김혜수는 임신 스캔들을 그린 코미디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고 조진웅은 1인2역으로 열연한 추격 스릴러 영화로 스크린을 두드린다.

김혜수 조진웅에 이어 ‘잘 자라줘서 고마운’ 유승호가 영화 ‘봉이 김선달’(배급 CJ엔터테인먼트)을 통해 7월 6일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봉이 김선달’은 임금도 속여먹고 주인 없는 대동강도 팔아 치운 전설의 사기꾼 김선달의 통쾌한 사기극을 다룬 코미디 영화. 마술사에 이어 천재 사기꾼으로 돌아오는 유승호는 여장까지 도전하는 등 유쾌하게 망가졌다. 유승호와 더불어 코믹 연기의 달인 라미란 고창석과 스크린 첫 진출하는 엑소 시우민이 ‘사기패’의 일원으로 함께했다.

이러한 유승호의 상대는 물고기(?)다. 한낱 피라미 같겠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다. 무려 픽사 스튜디오의 창사 30주년 야심작 ‘도리를 찾아서’(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이기 때문.

‘도리를 찾아서’는 모태 건망증 ‘도리’가 문득 떠오른 가족의 기억을 믿고 캘리포니아로 떠나게 되면서 그녀의 행방을 쫓아가는 ‘니모’와 ‘말린’의 스펙터클한 모험을 그린 3D 애니메이션 영화다. 애니 명가 디즈니와 픽사 스튜디오의 5번째 작품이자 전세계 9억불의 흥행 신화를 기록한 메가 히트작 ‘니모를 찾아서’의 후속작이다. 지난 17일 전미 개봉해 역대 애니메이션 오프닝 1위이자 역대 픽사 스튜디오 작품 오프닝 1위를 기록해 국내에서도 어떤 성적표를 품에 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7월 13일에는 관객을 속고 속이는 두 작품이 나란히 극장가에 나선다. 마술 범죄 영화 ‘나우 유 씨 미2’(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과 시청률 조작을 다룬 영화 ‘트릭’(배급 스톰픽쳐스코리아)이 그 주인공.

‘나우 유 씨 미2’는 3년 전 마술 범죄라는 독특한 소재로 신드롬을 일으킨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의 속편이다. 제시 아이젠버그, 우디 해럴슨과 더불어 다수의 국내 팬을 거느린 마크 러팔로, 주걸륜 그리고 ‘해리포터’로 유명한 다니엘 래드클리프 등이 출연했다. 이와 경쟁하는 한국 영화 ‘트릭’ 또한 강예원 이정진 김태훈 등 연기력 구멍 없이 가성비 좋은 배우들이 똘똘 뭉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칸 영화제를 홀린 ‘부산행’(배급 NEW)은 7월 20일 스크린을 덮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영화를 고수하던 연상호 감독이 처음 실사로 선보이는 영화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공유 김수안이 부녀로 정유미와 마동석이 부부로 호흡을 맞췄으며 최우식과 안소희 김의성 등이 출연했다.

제69회 칸 국제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이 작품은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좀비라는 낯선 소재를 그린 ‘부산행’은 칸에서 미리 만난 국내 취재진에게서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 영화는 동시기 개봉작 가운데 마땅한 적수가 없어 어떤 스코어를 받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7월 마지막주에는 영화 ‘인천상륙작전’(배급 CJ엔터테인먼트)의 리암 니슨과 ‘제이슨 본’(배급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의 맷 데이먼이 한판 승부를 벌인다. 두 작품 모두 외화 같아 보이지만 ‘인천상륙작전’은 리암 니슨이 출연한 ‘한국 영화’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CJ의 야심작 ‘인천상륙작전’은 5000:1의 성공 확률, 전쟁의 역사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린 전쟁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약 13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이 작품은 이정재 이범수 등 쟁쟁한 한국 배우들과 더불어 리암 니슨이 국제연합군(UN군) 최고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 역을 소화해 이슈가 됐다. 특히 리암 니슨은 7월 13일 내한을 확정 짓고 한국 관객과의 만남을 예고해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마션’에서 ‘화성판 삼시세끼’를 찍었던 맷 데이먼은 자신의 인생 캐릭터 ‘제이슨 본’으로 7월 28일 돌아온다. 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 ‘제이슨 본’은 가장 완벽한 무기였던 ‘제이슨 본’이 모든 자취를 숨기고 사라졌다가 자신의 기억 외에 과거를 둘러싼 또 다른 숨겨진 음모와 마주치게 된 뒤, 다시 돌아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이슨 본’ 컴백과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의 재회로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맷 데이먼이 직접 각본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리지널 제작진들이 모두 다시 의기투합해 만들었기에 국내 팬들의 기대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부산행’-‘수어사이드 스쿼드’-‘국가대표2’-‘덕혜옹주’-‘터널’(위에서부터 아래로).




● 8월, 치열한 고지전의 승자는 누가 될까

‘8월 초’가 그야말로 박빙이다. 현재 8월 첫째주 개봉을 확정 지은 작품은 8월 4일 개봉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가 유일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히어로들이 할 수 없는 특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슈퍼 악당들로 조직된 특공대의 활약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특별 사면을 대가로 결성한 자살 특공대라는 독특한 설정 아래 DC코믹스의 대표 빌런 캐릭터인 조커와 할리 퀸(마고 로비), 데드샷(윌 스미스), 캡틴 부메랑(제이 코트니) 등 악질 중의 악질인 악당들이 제대로 뭉쳤다. 과연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으로 굴욕을 맛본 DC코믹스가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리고 국내 영화 세 작품이 8월초로 개봉 시기를 잡은 가운데 날짜를 두고 고심 중이다. 일단은 영화 ‘덕혜옹주’(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와 ‘국가대표2’(배급 메가박스 플러스엠)이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경쟁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손예진 박해일 라미란 백윤식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손예진과 허진호 감독이 영화 ‘외출’ 이후 10년 만에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엔터의 야심작 ‘덕혜옹주’가 ‘명량’(2014)과 ‘암살’(2015)에 이어 관객들의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흥행작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영화 ‘국가대표2’는 2009년 스키점프를 소재로 해 803만명을 동원한 ‘국가대표1’의 후속편이다. 이번에는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소재로 삼았다.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도전을 그린 영화다.

사실 ‘국가대표2’는 블록버스터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등 쟁쟁한 대작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한국 관객이 좋아하는 역경과 극복 그리고 감동 코드가 적절히 버무려져 있는데다 수애 오달수 오연서 김슬기 등 신뢰도 높은 연기자들이 출연해 ‘역전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높다. 2014년 개봉 초 ‘명량’에 밀렸다가 뒷심을 발휘해 무섭게 치고 올라간 후 누적관객수 약 866만명을 수성한 ‘해적’과 비슷한 노선을 기대해 볼만하다.

‘덕혜옹주’ ‘국가대표2’와 더불어 당초 ‘터널’(배급 쇼박스)도 8월초로 개봉을 고려했으나 아직 미정이다.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의 차기작인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리얼 재난 드라마다. ‘소정우’ 하정우와 오달수 배두나 등 도저히 연기 구멍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캐스팅 라인업이 인상적인 작품. 현실적인 재난 소재로 대한민국 재난 영화의 공식을 새로 쓰는 작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8월의 대작 라인업은 ‘스타트렉 비욘드’(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닫는다. 2009년 ‘스타트렉 : 더 비기닝’, 2013년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잇는 ‘스타트렉’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스타트렉 비욘드’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 저스틴 린 감독이 합류하고 ‘스타트렉’ 시리즈를 이끌어 온 J.J. 에이브럼스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다. ‘스타트렉 비욘드’는 지난 19일 불의의 사고로 27세에 요절한 안톤 옐친의 유작으로 더욱 집중 받고 있다. 작품 속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고자 하는 국내외 영화 팬들의 애도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열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작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어떤 영화가 2016년 여름 대표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할까. 패를 까기 전까지는 누구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게임이다. 그리고 선택은 오롯이 관객의 몫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CJ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NEW·쇼박스·메가박스 플러스엠·워너브러더스 코리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