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 ‘넷플릭스’…전세계 8100만 시청자에게 ‘태후’ 송출

입력 2016-07-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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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제작에 본격 나선다.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 기자회견에서 리드 헤이스팅스 대표(왼쪽)와 테드 사란도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콘텐츠 제작에)더 많이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영화 ‘옥자’ 5000만 달러 투자 등 한국영화·드라마 제작 팔걷어
맞춤형 콘텐츠 제작…인기 한국드라마 ‘해외 배급’ 역할도 자처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5000 만 달러(576억원)를 투자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한국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에 본격 나선다. 세계 190여개국, 8100만 이용자를 보유한 인터넷 기반 TV서비스의 파급력이 향후 콘텐츠 제작은 물론 그 배급 방식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배우와 아이돌 스타가 출연하는 드라마 ‘드라마월드’를 제작한다. 또 박경림이 진행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얼티밋 비스트마스터’도 현재 미국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등 TV프로그램을 선택해 보는 스트리밍 서비스에만 그치지 않고 해당 국가의 시청자와 관객을 직접 겨냥하는 맞춤형 자체 제작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 대표와 테드 사란도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30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송사가 할 수 있는 그 이상,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1997년 설립된 넷플릭스는 최근 10년 사이 급성장했다. 미국 등 북미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2013년에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로 자체 제작을 시작했다. 특히 10여편으로 구성된 드라마의 전 편을 한 번에 공개하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배우 배두나가 주연하는 ‘센스8’ 시리즈도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드라마다. 현재 영국에서 촬영 중인 ‘센스8’ 시즌2는 곧 지역을 서울로 옮겨 촬영을 시작할 계획. 배우 수현이 출연하는 ‘마르코폴로’ 역시 넷플릭스의 드라마로, 편당 제작비가 100억원에 이른다. 중국영화 ‘와호장룡2’는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개됐다.

한국에서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역대 가장 큰 규모의 한국영화 제작이 넷플릭스의 투자로 이뤄진 셈이다. ‘옥자’는 내년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동시에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된다.

테드 사란도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그동안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영화를 집에서 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면 이제는 8100만명의 세계 시청자에게 동시에 보여준다”며 “넷플릭스의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넷플릭스는 화제의 한국 드라마를 세계에 소개하는 ‘해외 배급’ 역할도 맡는다. 실제로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넷플릭스를 통해 올해 여름부터 미국과 캐나다, 남미 지역에 공개된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서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진출한 아시아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는 상황. 최근 한국 제작진을 기용해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시도하는 배경 역시 아시아를 아우를 만한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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