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치4’ 강상재, 외곽슛도 통한다

입력 2016-07-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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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강상재-연세대 최준용(오른쪽). 사진제공|한국대학농구연맹

KBL 신인드래프트 선수들 미리보기

1. 고려대 강상재·연세대 최준용

활용도 높은 빅맨…스피드는 약점
최준용 최고 ‘올어라운드 플레이어’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가 6월 29일부터 7월 4일까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다. 6개 팀이 참가한 올해 대회에 한국은 A·B팀으로 나눠 출전했다. 이번 대회는 어느 때보다 많은 농구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16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10월 17일 예정)에 나설 대학선수들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드래프트에는 이종현, 강상재(이상 고려대), 최준용(연세대)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도전한다.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이번 대회에 나온 주요 선수들의 장·단점을 미리 살펴본다.

강상재, ‘스트레치4’ 시대를 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빅맨(센터·파워포워드)의 역할은 골밑 플레이와 리바운드로 한정됐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공간활용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외곽까지 나와 플레이할 수 있는 ‘스트레치4(외곽까지 활동반경을 넓힐 수 있는 빅맨)’가 각광받고 있다. 강상재(22·201cm)는 여기에 정확히 부합하는 빅맨이다. 안정적 포스트 플레이에 슈터 못지않은 외곽슛 능력을 겸비했다.

강상재는 대학 진학 이후 기량이 만개한 사례다. 홍대부고에 진학할 때만 해도 다른 동료에게 끼워서 갈 정도로 주목받지 못했다.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기 시작한 것은 고려대 3학년 때다. 2학년 때까지는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승현(24·오리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승현이 졸업한 뒤 고려대의 주전 파워포워드로 나서면서 주목받았다. 2학년 때부터 체격이 몰라보게 좋아진 것도 파워포워드로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힘이 됐다. 선한 인상과는 달리 남다른 승부근성도 성장에 크게 한몫했다는 평가다.

프로 A구단 스카우트는 “빅맨이 약한 팀에선 활용도가 높다. 기본적으로 버티는 수비가 되고, 외곽슛도 오픈 찬스에선 정확하다. 용병을 센터로 뽑은 팀에선 외곽슈터로 기용해 공간활용을 할 수 있고, 용병을 포워드로 뽑은 팀에선 포스트 수비용으로 강상재를 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피드는 약점으로 꼽힌다. B구단 스카우트는 “프로농구 각 팀이 갈수록 스피드를 강조하고 있다. 최준용은 여기에 부합하고도 남지만, 강상재는 공수전환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C구단 스카우트는 “스피드가 아쉽지만, 빠르다고 농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활용하기 나름이다. 다른 능력이 좋지 않나”라며 강상재가 프로에서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고의 올어라운드 플레이어 최준용

최준용(22·201cm)이 농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은 2013년 필리핀에서 벌어진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때다. 당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유재학 감독(모비스)은 연세대 새내기였던 그를 깜짝 발탁했다. 유 감독은 “대학농구 경기를 하루 보러갔는데, 최준용이 딱 눈에 들어왔다. 그 키에 드리블, 슈팅, 패스가 다 되는 선수는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다. 무조건 대표팀에 뽑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장신선수가 귀한 국내에선 키가 2m 이상일 경우 대부분 포스트 플레이어로 활용된다. 경복고에서 이종현(22·206cm·고려대)을 만난 것이 호재였다. A구단 스카우트는 “당시 경복고에는 이종현이라는 센터가 있으니, 최준용이 빅맨을 소화하지 않아도 됐다. 이 때문에 코치도 볼 다루는 기술이 좋은 최준용을 3번(스몰포워드)으로 키울 수 있었다. 다른 고교로 진학했으면 최준용도 어쩔 수 없이 센터로 성장했을 것이다. 고교 선택을 잘한 케이스다”고 설명했다.

경복고에서 최준용은 큰 키와 마른 체격, 기술까지 겸비해 ‘한국의 케빈 듀란트’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연세대 진학 후 수비에선 4·5번(파워포워드·센터)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지만, 공격에선 여전히 3번 역할을 맡고 있다. 올 시즌 대학농구리그에서 평균 16.6점·9.0리바운드·1.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그렇다면 프로에서 ‘즉시전력감’이 될 수 있을까. 평가가 엇갈린다. C구단 스카우트는 “기술이 워낙 좋은 선수여서 쓰임새가 많을 것이다. 자신이 볼을 잡고 주도할 수 있는 팀에선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반면 D구단 스카우트는 “큰 키에 스피드가 있고 패스도 잘하니까 속공이나 수비에선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세트 오펜스 상황에선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외곽슛이 약한 데다, 지금의 개인기가 프로에서 먹힐 수 있을지 미지수다. 같은 포지션인 양희종(32·KGC)이나 윤호영(32·동부)의 수비를 1대1로 뚫을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본인이 주축을 이루는 팀보다는 어느 정도 멤버가 갖춰진 팀에서 확실한 역할이 주어질 때 활용가치가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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