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개 숙인 신동빈 회장 “수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

입력 2016-07-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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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소환조사 불가피

해외에 머물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하며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검찰의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롯데그룹의 신 회장은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입을 열었다. 3일 오후 2시 30분경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신 회장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사과와 함께 짧게 입장을 전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선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했으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질문엔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이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를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그룹과 계열사는 물론 총수 일가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인데 이어, 관계자의 조사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과 이봉철 롯데그룹 정책본부 지원실장,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으며, 롯데케미칼의 전직 임원은 구속했다.

신 회장의 귀국으로 총수 일가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조사를 받았다. 신 이사장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롯데면세점 입점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조사가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검찰 수사의 핵심인 신 회장의 소환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 회장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경영권 분쟁도 아직은 현재 진행형이다. 새로운 변수까지 등장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에게 또 다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나지 않고 추가소송 등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신격호 롯데그롭 총괄회장의 치매약 복용 사실 여부 논란이 변수로 떠올랐다. 이 사안 자체는 신 전 부회장에게 불리하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지만, 신 회장에게도 부담 요소다. 자칫 검찰 수사의 모든 초점이 신 회장에게 맞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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