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묘한 현상이 벌어졌다. 아직 개봉도 안한 영화 ‘부산행’(배급 NEW/제작 영화사 레드피터)이 지난 15일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것.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부산행’은 지난 주말(15일-17일) 내내 박스오피스 TOP3를 지켰다. 431개의 스크린을 동원해 2663회 상영, 총 55만9048명의 관객을 모았다.
‘부산행’의 정식 개봉일은 2016년 7월 20일.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가 관객을 55만명이나 끌어 모았다. 어찌된 영문일까. 그 배경에는 유료 시사회라는 ‘변칙 개봉’이 있었다.
‘부산행’ 측은 15일부터 17일까지 유료 시사회를 진행했다. 말 그대로 초청 관객이 티켓 값을 유료로 지불하고 정식 개봉 전에 ‘부산행’을 선관람하는 방식이다. 소수의 관객에게 ‘먼저’ 영화를 즐기는 특권을 주는 동시에 ‘관객 수가 통합전산망에 합산된다’는 점에서 영화 측도 이득이 쏠쏠하다. 오프닝 스코어의 스타트 라인 자체가 타 경쟁작 보다 앞서 있기 때문. 개봉 전 입소문을 타는 건 덤이다. 개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개봉한 것과 다름없는 모순의 상황이다. 의도했든 아니든 해당 주에 개봉한 작품들의 상영관을 일부 차지하는 문제과도 직결된다.
비단 ‘부산행’만 비난할 문제가 아니다. 한주 전인 13일 개봉한 ‘나우 유 씨 미2’(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도 같은 ‘변칙 개봉’의 꼼수를 썼다. ‘나우 유 씨 미2’는 개봉 전주 주말인 9일과 10일 유료 시사회를 열었다. 이 작품은 당시 이틀 동안 약 400개의 스크린을 차지, 20만명에 달하는 관객을 선점했다. ‘나우 유 씨 미2’는 변칙 개봉도 모자라 전야 개봉까지 했다. 정식 개봉은 13일임에도 12일 밤 전국 극장가 653개관에 작품을 걸었다. 이에 힘입어 ‘나우 유 씨미2’는 18일까지도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다.

그렇다. 유료 시사회 이전에 ‘전야 개봉’이라는 변칙 개봉이 이미 있었다. ‘부산행’과 ‘나우 유 씨 미2’뿐 아니라 ‘아가씨’ ‘곡성’ ‘클로버필드 10번지’ ‘데드풀’ ‘내부자들’ ‘어벤져스2’ ‘신의 한 수’ 등 몇 년 전부터 전야 개봉이 판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웃픈’ 포인트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변칙 개봉과 전야 개봉을 관객 돌파 기록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정식’ 개봉한지 며칠째”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했다. 과거 흥행작과 누적 속도를 비교할 때도 마찬가지. 일례로 ‘나우 유 씨 미2’ 측은 19일 “개봉 6일차인 18일 190만169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며 “이는 ‘국제시장’ ‘히말라야’ ‘쿵푸팬더3’ ‘데드풀’ 등 역대 흥행작들보다 빠른 속도”라고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물론 190만 관객는 부정할 수 없는 스코어다. 하지만 ‘나우 유 씨 미2’는 전야 개봉을 포함해 7일째에 해당 성적표를 품에 안았다. ‘국제시장’은 전야 개봉 없이 7일째 관객 197만 명을 기록했다. ‘나우 유 씨 미2’ 측이 쏙 빼먹은 ‘전야 개봉’이 팩트의 오류를 낳은 것.
이 같은 문제와 관련해 한 영화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변칙 개봉의 영향으로 다양성 영화 시장까지 도미노로 무너지고 있다. 중소 로컬 수입사와 배급사들은 죽어가는 분위기”라며 “이제 한국 영화가 물꼬를 텄으니 이 같은 현상이 심화하지 않을까”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 또한 “이제는 유료 시사회도 공공연해진 것 같다. 대형 배급사들이 영화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바람에 작은 영화들이 더 큰 타격을 받는 것 같다”며 “그럴 거면 개봉일은 왜 정하는 건지 의문”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정된 스크린에서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하고자 등장한 각종 꼼수는 스크린 독과점을 넘어 전야 개봉, 이제는 유료 시사회까지 발전했다. 앞으로 어떤 형태의 방식이 관객들을 현혹할지 영화계 다양한 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NEW-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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