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현재 상영중’, 음악인과 영화인이 어우러지는 페스티벌 [종합]

입력 2016-07-21 1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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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음악인과 영화인이 어우러지는 페스티벌이 됐으면 좋겠다"

투컷이 사뭇 진지하게 외친 이 말은 어찌보면 에픽하이의 소극장 콘서트 '현재 상영중'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다.

에픽하이의 '현재 상영중'이 돌아왔다. 에픽하이는 7월 22일부터 7월 24일, 또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6일간 총 8회에 걸쳐 '현재 상영중'을 진행한다.

'현재 상영중'은 에픽하이가 지난해부터 선보이고 있는 소극장 공연으로, 가장 큰 특징은 '관객참여형' 공연이라는 것이다.

'현재 상영중'은 에픽하이가 6편의 영화에 어울리는 6가지의 테마를 공지하면, 관객들이 사전투표와 현장투표를 통해 그날 공연할 세 가지 테마를 직접 선택하는 방식의 콘서트로, 올해에는 미쓰라야(히말라야), 블로스완(블랙스완), 옥션(마션), 검은 아재들(검은사제들), 후기(후궁), SSG(신세계)의 테마를 준비했다.

또 에픽하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단순이 원작 영화와 테마를 달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곳곳에 업그레이드된 재미요소를 포함해 콘세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1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진행된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미쓰라진은 "두 번째 '현재 상영중'인데 치밀하게 준비를 했다. 공연을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내년 공연이 하고싶다고 생각할만큼 우리가 하면서도 재미있는 공연이다"라고 자신했고, 타블로도 "각 테마에 맞게 분장을 하는데, 몇몇 분장은 벌칙 수준이다. 올해는 내려놓는다는 마음으로 더 파격적인 분장을 했다. 영화와 뮤지컬, 개그는 물론 에픽하이의 본 모습을 볼 수 있는, 관객을 위한 최대한 재밌는 공연을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투컷 역시 "작년보다 디테일한 소품이 업그레이드됐다. 또 우리가 직접 영화를 방불케하는 테마별 영상을 찍었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지 않았냐'는 걱정을 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라고 말해 영상의 수준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영화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사전에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도 '현재 상영중'을 관람하고 즐기는데 문제가 없다. 에픽하이는 오히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타블로는 "영화를 못 보신 분들은 더 환영이다. 우리가 영화의 수준으로 영상을 만들었는데, 먼저 우리 영상을 보고 나중에 원작을 보면, '원작이 정말 잘 만들었구나'하는 걸 느낄 수 있다. 훌륭한 영화들을 재조명하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해 정말로 투컷이 내건 '음악인과 영화인이 어우러지는 페스티벌'이 가능 한 공연임을 밝혔다.

'현재 상영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가지의 재미는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이다. 투컷은 "섭외 담당은 다 나인데, 섭외한 아티스트가 일정 기간동안은 스케줄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보안 유지가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에 타블로는 "의외로 섭외가 굉장히 쉬웠던 그룹이 비O트(비스트) 였다. 연락한지 5분 만에 좋다고 하더라"라고 게스트의 이름을 자체 묵음처리를 하는 재치를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미쓰라진도 "의외로 어려웠던 분은 양세O(양세형)과 이진O(이진호)였다. 그분들은 일단 '내가 가서 뭘 해야 하나'라고 묻더라"라고 말했고 타블로는 "하고싶은거 다하라고 하고 섭외했다"라고 밝혔다.

또 한 명의 독특한 게스트는 사이먼 도미닉이었다. 타블로는 "살짝 복잡한 친구가 'ㅆ디'였다. 그 친구는 콘서트장에 자기 혼자 올테니, 대신에 투컷이 디제잉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게스트 타임의 목적이 우리도 잠시 쉬어야 하기 때문도 있는데, 그 친구가 올 때 투컷은 못 쉴 수도 있다"라고 독특한 애로사항을 밝혔다.

사실 에픽하이는 이미 공연계에서 티켓파워를 가지고 있는 그룹으로, 들인 노력에 비해 수익은 크지 않은 소극장 공연을 2년째 개최하는 이유에 궁금이 생기기도 하다.

이에 타블로는 "연말에는 큰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고 여름에 소극장 공연을 하는데, 큰 공연장이 회사 입장에서 더 좋을 수 있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소극장 만한게 없다"며 "예전에 싸이 형이 '큰 공연을 해도 되지만, 소극장을 하면 라디오를 하는 기분이 들 거다'라고 했다. 그 말이 와 닿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작년에 소극장 공연을 해보니 관객들 얼굴도 다 잘보이는 공간이어서 진짜 우리 팬들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소극장 콘서트를 웬만하면 영원히 하고 싶다. 큰 공연과 소극장 공연을 포기해야한다면 과감하게 큰 공연을 포기하고 싶다"라고 소극장 공연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다만 미쓰라진은 "나는 둘 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해 타블로의 의견에 반대를 표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간담회 말미 에픽하이는 코첼라 페스티벌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중 "우리 그룹에서 정말 전설로 기억될 공연이 있다. 예전에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공연을 했는데 그때 관객이 한 20명 됐을까 그랬다. 그런데 그때 공연이 더 재밌었다. 공연전에 우리끼리 '즐겁게 하고 가자'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또 실제 공연에서 우린 잃을게 없다고 생각하고 신나게 공연을 했고, 그때 일어나서 춤추는 어르신도 있었다"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결국 스스로 '그룹의 전설'로 꼽는 에버랜드 동물원 공연처럼, '현재 상영중'은 인원과 관계없이 에픽하이와 관객들이 한 데 어우러지고 함께 즐기는 자리를 추구하는 공연인 셈이다. 그리고 여기에 추가된 게 있다면 투컷의 바람인 '영화인과의 화합'정도이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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