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승부조작은 왜 투수만 하나?

입력 2016-07-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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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은 2012년(박현준, 김성현)에 이어 2016년(이태양)에도 투수였다. 1회 첫 타자 볼넷에 그쳤던 2012년과 달리 2016년에는 1회 볼넷 또는 1회 실점, 4이닝 동안 양 팀 득점 합계가 6점 이상인 ‘4이닝 오버’ 등 부정경기행위가 더욱 치밀해졌지만 조작의 주인공은 결국 투수였다.

농구, 축구, 배구가 승부조작 파문에 시달릴 동안 야구는 논란에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다. 선수 1명이 경기를 조작한다고 승부가 달라질 수 있는 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승부조작의 검은 그림자는 불법스포츠도박 배당방식을 활용한 경기조작으로 형태를 바꿔 스며들었다.

물론 승부조작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시즌 총 4회 승부조작을 한 것으로 드러난 이태양도 7월31일 경기에서 ‘4이닝 오버’와 9월15일 경기에서 ‘1이닝 볼넷’을 실패했다. 아무리 투수가 4이닝 동안 양 팀 합계 6점을 넘게 하고 싶어도 말처럼 쉽게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조작을 한다고 하면 타자보다는 상대적으로 투수가 유리하다.

A구단 관계자는 “타자는 승부조작을 하기 어렵다. 상대투수의 공에 따라 볼넷이 될지, 삼진이 될지 결정되기 때문이다”며 “예를 들어 1회 선두타자로 나와 초구 헛스윙이나 파울로 스트라이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하자. 타석에는 준비가 됐는데 투수가 컨디션 난조로 말도 안 되는 공을 던지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상대적으로 투수는 초구 볼, 스트라이크나 1회 볼넷, 1회 실점 등을 조작한다면 마음먹으면 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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