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死球) 경계령’ 내려진 후반기 그라운드

입력 2016-07-29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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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팀당 평균 90경기를 넘긴 후반기 그라운드에 ‘사구(死球) 경계령’이 내려졌다. 막판 순위싸움을 남겨둔 시점에 주축타자들이 몸에 맞는 볼로 부상을 입고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이를 지켜보는 감독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불의의 부상을 당한 이는 KIA 김주찬(35)이다. 김주찬은 22일 광주 NC전에서 상대선발 정수민의 투구에 왼쪽 어깨를 강타당했다. 병원 진단 결과는 견갑골 골절. 다음날 김주찬을 1군 말소시킨 KIA는 86경기에서 타율 0.343, 12홈런을 기록하던 중심타자를 잃은 채 중위권 싸움에 나서야할 처지다.

1위 두산도 사구 때문에 걱정이다. 포수 양의지(29)가 23일 잠실 LG전에서 최동환의 직구에 머리를 직격으로 맞았기 때문이다.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양의지 역시 다음날 1군 말소돼 안정을 취하고 있다. 넥센 김하성(21)도 27일 고척 두산전에서 조승수의 투구에 왼쪽 팔꿈치를 맞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28일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사구는 경기 도중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엔 감정싸움과도 결부돼 심각성을 더한다. 전반기 한날한시에 문제가 됐던 6월21일 LG-SK전과 한화-NC전에서 나온 빈볼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선수들은 벤치 클리어링은 물론 난투극까지 벌이며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3일과 24일에는 한화와 롯데가 이틀에 걸쳐 몸쪽 위협구와 관련된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다. 다행히 부상선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자칫 감정싸움에 이은 큰 부상이 우려될 뻔한 상황이었다.

감독들은 사구가 경기의 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타자들을 향한 걱정을 감추진 못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28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치명타’란 단어로 사구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염 감독은 “선수층이 얕은 팀일수록 사구를 볼 때마다 아찔할 수밖에 없다. 공 하나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경기 일부니 상대팀에 뭐라고 말을 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우리 팀 선수가 맞든 상대팀 선수가 맞든 걱정되긴 마찬가지다”면서 “전날 경기가 끝나고 염경엽 감독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사과를 표했다”며 사구의 위험성을 인정했다. 하루아침에 주축타자가 전력에서 이탈하는 위험성을 알기에 감독들은 사구를 보면서 애가 탄다.

고척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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