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이 만난 사람 ①] 이방우 회장 “올 2000억원 계약 눈앞…사업 다각화로 제2도약 실현할 것”

입력 2016-08-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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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위기시절 건설사업에 뛰어들어 20년간 건원건설을 탄탄한 회사로 성장시킨 이방우 건원건설 회장.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올바른 선택과 판단을 통해 2016년 연매출 2000억원의 규모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안전 품질 공사기간을 강조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창립 20주년 건원건설 이방우 회장

꿈은 트럭기사였다. TV를 통해 본 영화에서 서부의 광활한 대륙을 달리는 대형 컨테이너에 마음을 빼앗겼다. 커서보니 우리나라는 땅이 좁아서 며칠씩 대륙을 누비는 대형 컨테이너는 불가능했다. 고교 때부터 사업을 하겠다는 새로운 꿈을 꿨다.
지금은 광활한 사업의 대지에서 성공을 향해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주)건원건설 건원SI 건원D&S IP&L 등 많은 기업을 거느린 이방우(51) 회장. 건설업종의 불경기 속에서도 창업 20년을 맞은 (주)건원건설은 중견 건설기업으로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사업 초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긍정적인 마인드와 사업성 보다는 일 자체의 매력에 빠졌던 엔지니어 마인드로 탄탄히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주택분양시장에 뛰어들어 ‘여미지’ 브랜드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아가는 이방우 회장으로부터 사업과 성공. 젊은이가 가져야 할 꿈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 꿈


IMF때 창업…덕분에 맷집 두둑해졌지
사업 꿈, 두려워말고 일찍 뛰어들어라

● 성공


긍정마인드+엔지니어정신 성공비결
‘건원SI’ 등 몸집 키워 중견그룹 우뚝

● 미래


이젠 ‘건원 브랜드’로 사업 다각화
‘문학구장 태극기 테이블’ 우리제품
새 도전 위해 매일 ‘아이디어 사냥’


-요즘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꿈꾸지만 선뜻 나서지 못합니다. 설령 창업에 뛰어들어도 생존확률이 극히 낮습니다.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첫 반도체 공장을 설계하는 회사였습니다. 첫 직장도 나중에 사업을 하겠다는 가정 하에 정했습니다. 면접 때 ‘사업을 하고 싶다. 급여는 얼마를 줘도 좋으니 나중에 내가 원하면 미련 없이 내보내달라. 대신 열심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합격해서 5년간 열심히 일한 다음에 독립했습니다. 그 사이 다른 곳에서 월급을 2배나 준다는 제의도 왔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개인사업과 독립을 생각하다가도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사업의 뜻이 강해서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건원건설이 창립 20주년이니까 1997년에 사업을 시작하신 셈이네요.

“IMF (국제통화기금)위기 때 창업했습니다. 싹을 틔우기도 전에 위기상황이었습니다. 주위의 많은 업체가 부도났습니다. 우리도 피해를 볼 뻔했습니다. 영종도 공항건설 공사를 맡았을 때인데 받을 어음이 몇 개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추석 전에 8000만원을 받지 못하면 타격이 컸을 뻔했는데 도급을 준 회사가 부도가 날 것을 알았습니다. 다행스럽게 추석 전에 약속된 자금을 집행하고 그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우리로서는 운이 좋았습니다. 논산-전주 고속도로 건설 공사 때는 태풍으로 사전에 제작해놓은 구조물이 날아가 버려 손해를 봤지만 잘 넘어갔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안전하게 조금씩 성장해가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20살 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가 클 것 같은데요.

“성인대접을 받는 것이죠. 20년이 되니까 우리를 보는 눈이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상대에게 믿음직해졌다고나 할까요. 금융권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봅니다. 건설도 여러 가지 파트가 있습니다. 저는 엔지니어로 시작했습니다. 최초에는 전문건설사를 했고 종합건설에 개발과 시행까지 두루 경험했습니다. 건설에서 다룰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했지만 바탕은 엔지니어입니다. 남들이 하기 어려운 공사도 엔지니어로서 도전하는 마음으로 했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았습니다. 그런 바탕이 있기에 다른 회사보다는 어려운 건설 환경의 영향을 덜 받고 살아나갈 길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20년을 버텨온 노하우는 무엇일까요.

“긍정적인 마인드입니다. 요즘도 직원들에게 ‘아무리 어렵더라도 주위에 어렵다고 말하지 말라’고 합니다. 맡았던 사업이 적자가 나고 손해를 보더라도 ‘덕분에 남았습니다. 괜찮습니다. 좋습니다. 잘 됐습니다’라고 말하라고 합니다. 그동안 주변에서 단 한 번도 ‘경제가 갈수록 좋아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해마다 더 나빠졌다고 말하는 사람만 있었고 지금이 가장 어렵다고들 합니다. 저는 항상 지금에서 긍정적인 것을 찾고 봅니다. 또 하나 그동안 건원건설은 사업을 안정적으로 해왔습니다. 능력이 미치지 않는 것은 아무리 탐이 나더라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한 업체에 거래가 집중되는 것도 주의했고 무엇보다 욕심내지 않았습니다. 차근차근 터를 다진 덕분에 이제는 체질이 탄탄해졌고 그래서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안전에서 성장으로 변화를 결정하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건설사는 한 순간에 도급순위가 위아래로 요동을 칩니다. 그런 성공과 실패 속에서 맷집을 다져왔습니다. 3년 전부터는 어느 정도 내실이 다져졌다고 판단해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플랜트로 시작해 오피스 상가 교회시설 병원 등 전 업종에 경험을 쌓았고 올해는 상,하반기에 2000억원의 계약을 맺을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외형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건설 외에도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 사업 다각화를 하고 젊은이들을 위해 진입장벽을 낮춰서 공정한 경쟁기회를 주는 사업 생태계를 만들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성공한 사업가에게 궁금한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사업은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요.

“빠를수록 좋습니다. 30대 초반에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도 젊었을 때 사업을 했기에 50대에 회장 직함을 달 수 있었습니다. 지금 중국을 보세요. 대부분의 회장이 40대 50대입니다. 역동적입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늦습니다. 젊었을 때 빨리 망가져야 빨리 회복합니다. 사업의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것저것 눈치보고 기회를 따지지 말고 지금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뛰어들어야 합니다.”


-사업 성공의 비결은 뭘까요.

“선택의 순간,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수많은 경험을 통해 누구에게도 논리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을 가지고 성공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주변의 많은 사업에 성공한 분들도 모두 감을 얘기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알짜회사인 IP&L이 그렇습니다. 특허를 10개나 가졌고 해외시장에서도 독보적입니다. 자동차 부품 수출용으로 쓰는 포장용 팔레트를 임대하는 방식의 사업제안을 지인이 해왔는데 주위의 반대도 있었지만 저는 성공할 수 있겠다는 감이 왔습니다. 팔레트를 조립식으로 바꾸고 임대로 전환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주고 있습니다. 사업가에게는 그런 동물적인 본능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많은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는다고 들었습니다.

“매일 여러 명의 사람을 만납니다. 가능한 그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사업 아이템을 찾습니다. 예전에는 나를 어필하기 위해 많은 말을 했지만 지금은 상대의 얘기를 50분 듣고 10분은 얘기합니다. 말을 많이 듣다보니 귀가 열려서 상대의 말 속에 담긴 진실성도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디어는 많지만 진입장벽이 높아서 뜻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해 IT플랫폼 회사와 스포츠용품 회사도 세웠습니다. 요즘 야구장에서 인기 좋은 태극기가 꽂힌 이동용 테이블도 우리 제품입니다. 인천 문학구장의 인기상품입니다. 관람석에서 음식을 놓고 먹거나 컴퓨터를 이용하기 편한 상품입니다. ”


-그동안 건원 브랜드를 소비해온 고객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3가지입니다. 안전 품질 그리고 공기(공사기간)입니다. 이 세 가지만 지키면 수익은 따라온다고 믿습니다. 빨리빨리 문화 때문에 안전이 무시되는데 이는 인명과 관련이 있고 최악의 경우 한 가정이 무너지고 회사도 타격을 받습니다. 그래서 안전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품질은 기본으로 따라가야 하는 것이고 공기는 고객과의 약속입니다. 책임준공을 약속했으면 꼭 그것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영업사원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고객들이 우리를 대신해서 영업을 해줬습니다. 한 번 약속 한 것은 꼭 지켜왔고 이 것이 있었기에 그런 것이 가능했던 것이죠. 앞으로도 3가지 원칙을 꼭 지키겠습니다.”

이방우 건원건설 회장.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이방우 회장은 누구?

▲이리공업고등학교∼정인대학교 경영정보과∼중앙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공군
교육사령부 공군기술부사관 전역 ▲1997년 정원합동건축사 및 (주)호동건설 근무 및 퇴사 ▲1997년 4월 (주) 건원건설 설립
대표이사 취임. ▲현재 (주)건원건설 대표이사 (주)IP&L 대표이사, 주식회사 건원SI 대표이사,
(주)건원D&S 주주 등기이사, 씨티종합개발 주식회사 주주 등기이사 ▲대한전문건설협회 부회장 ▲2011 대한민국 지역
기업인대상(건설개발부문) 2014 대한민국 혁신대상(종합건설부문) 2014 해외건설대상(중견시장개척상)

산업경제부장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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