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가 만난 사람] 김준교 사장 “뉴스로만 보던 스포츠, 팬과 함께하는 스포츠로”

입력 2016-08-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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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와 아마추어 종목을 총망라한 종합 스포츠기업으로 성장한 kt 스포츠의 김준교 사장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팬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프로와 아마추어 종목을 총망라한 종합 스포츠기업으로 성장한 kt 스포츠의 김준교 사장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팬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김 준 교 kt 스포츠 사장

CEO 부임 후 현장서 스포츠 가치·감동 확인
스포츠는 팬들에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어야
kt 위즈맘 페스티벌 등 지역밀착 마케팅 성과

경기력 향상 인프라·육성 시스템 개선 역점
사격·하키 등 아마추어 종목 지속적 지원도
kt 소닉붐 농구단 연고지 이전? 사실 아니다


프로야구 kt 위즈, 남자프로농구 kt 소닉붐, ‘권총황제’ 진종오(37),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한 여자하키대표팀 주장 한혜령(30)은 모두 kt 스포츠 소속이다. 국내 통신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 KT는 이처럼 프로와 아마추어 종목을 망라한 대규모 스포츠단을 운영하면서 한국 스포츠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올 2월 kt 스포츠는 다소 놀라운 인사 소식을 전했다. 중앙대 부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시각디자인 분야의 전문가 김준교(61) 신임 사장의 선임을 발표했다. 스포츠계와는 일면식도 없던 CEO의 등장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했다. kt 스포츠의 진로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그로부터 5개월여가 흘렀다. 짧은 시간이지만, 김 사장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다. “대학 행정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추진력 있게 스포츠단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인터뷰하는 동안 김 사장의 표정을 언뜻언뜻 살폈다. 부드러우면서도 꼼꼼한 인상이었다. 김 사장은 줄기차게 ‘펀(fun·재미)’을 강조했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모토를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도 스스럼없이 팬들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합 스포츠기업으로 성장한 kt 스포츠


-야구, 농구, 사격, 하키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팀을 운영하는 KT가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를 통해 KT가 기대하는 효과는 어떤 것인가?

“모그룹인 KT는 국내 대표 통신·IT기업이자, 13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국민기업이다.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고 국위선양에도 기여하는 스포츠팀을 운영하는 것은 국민기업으로서 사회에 공헌하는 활동의 일환이다. 아마추어 종목 활성화를 위해 1984년 하키팀, 1985년 사격팀을 창단한 이후 e스포츠(1999년)와 프로농구(2004년)로 영역을 넓혔고, 마침내 2013년 프로야구 10번째 구단으로 kt 위즈를 창단했다. 기본적으로 스포츠팀을 통해 팬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감동을 주는 한편, 정정당당하고 도전적이며 역동적인 KT의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한다.”


-오랫동안 학계에 몸담아왔기에 취임 초기 스포츠단 CEO로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증이 컸다. 스포츠단 CEO로서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가?

“먼저 총 5개의 프로와 아마추어 종목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전문기업으로서 kt 스포츠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구성원들이 공감하며 참여하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스포츠팀의 특성상 경기력 향상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반 인프라를 점검하고, 2군이나 신인 육성 시스템이 제대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개선 중이다.”


-취임한 지 5개월이 지났다. 지난 5개월간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뉴스로만 봤던 프로야구, 농구, e스포츠, 사격, 하키 선수들의 실제 모습을 현장에서 확인한 것이다(웃음). kt 위즈를 응원하는 팬들을 많이 만난 것이야말로 빼놓을 수 없는 기억이다. 경기 시작 전 수원 kt위즈파크 게이트에서 입장하는 관중과 인사도 나누고, 경기 중에는 응원석을 찾아 팬들과 같이 응원하며 그 분들의 말씀을 경청했다. 우리가 지역사회와 팬들에게 큰 활력과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고,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질 수 있었다.”

kt 스포츠 김준교 사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t 스포츠 김준교 사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아마추어 종목의 든든한 지원자 KT


-kt 스포츠 소속인 사격의 진종오는 리우에서 4회 연속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kt 스포츠 소속 선수들의 활약을 어떻게 기대하는가?

“진종오 선수는 지금까지 준비해온 상황이나 현재 컨디션으로 봤을 때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도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다만 메달 색깔이 관건인데, 현지에서 당일 컨디션이 중요할 것 같다. 여자하키대표팀에 발탁된 kt 선수 5명(한혜령·김보미·서정은·장희선·정해빈)은 주축 선수들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한혜령 선수는 공수를 조율하는 미드필더로서 대표팀의 핵심 역할을 든든히 수행할 것이다.”


-KT는 세칭 비인기종목인 사격과 하키의 발전에 오랜 시간 기여해왔다. 향후 대한민국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창단 이후 현재까지 사격 종목에선 이은철(1개), 진종오(3개)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 4개를 포함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 사격의 선봉에 섰다. 하키 역시 임계숙 현 감독을 비롯한 kt 선수들이 서울올림픽(1988년)과 애틀랜타올림픽(1996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데 주축으로 활약했다. 향후에도 사격과 하키팀을 지속적으로 지원·육성함으로써 비인기 아마추어 종목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KT의 ICT 역량이 집약된 kt 위즈

-야구단이 창단된 지도 3년이 흘렀다. 야구단은 현재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올랐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하는가.


“KT그룹의 회장님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kt 위즈에 뜨거운 성원과 지원을 보내주고 있다. KT 사내방송에서 주 1회 kt 위즈의 소식을 방영하고 있으며, 임직원들도 단체응원을 와서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FA(프리에이전트)로 유한준 선수를 영입하는 등 꾸준히 선수들을 보강해왔다. 또 KT의 첨단 통신·IT 서비스를 kt위즈파크에 접목함으로써 타 구단과 차별화된 팬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 창단 당시부터 빅테인먼트(야구·ICT·엔터테인먼트의 결합)를 표방하며 kt위즈파크에 세계 최고 수준의 와이파이와 비콘 등의 통신 인프라를 구축했고, 구단 전용 어플리케이션인 위잽을 통해 스마트 티켓, 스마트 오더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올 시즌 홈 개막전부터는 VR(가상현실) 생중계를 도입해 관중들이 경기장 곳곳의 모습을 360도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게 했다.”


-야구단은 당장의 성적보다는 연고지 정착과 팬층 확대가 급선무일 듯하다.

“1군 진입 첫 해였던 지난해보다 주말 홈경기가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홈 관중수가 올해 14.4% 증가했다. 지난해 64만5000명이라는 신생구단 최다관중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는 70만 관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고지 정착을 위해선 무엇보다 지역밀착형 마케팅이 전제돼야 한다. 대표적 사례로는 올 시즌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위즈맘 페스티벌’과 ‘위즈 드림 위드 드림(wiz dream with dream)’을 들 수 있다. 야구장 문턱을 높게 느끼는 30∼50대 엄마들이 kt위즈파크를 찾도록 위즈맘 페스티벌을 6월부터 9월까지 총 12번의 홈경기에서 진행 중이다. 이 행사가 정착되면 야구장으로의 가족 나들이가 활성화될 뿐 아니라, 부모와 함께 야구장을 찾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맨십을 몸으로 익혀 건강하게 성장하고, 미래에는 우리 구단을 응원하는 팬이 될 것이다. 위즈 드림 위드 드림을 통해선 청소년들도 kt위즈파크를 찾아 스포츠의 건강한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경기도교육청과 협력해 6월부터 kt위즈파크에서 직업체험을 할 수 있게 했고, 9월부터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야구단 일부 선수들이 잇달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걱정이 클 듯하다. 일각에선 ‘선수단 관리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비판까지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야구단을 비롯한 소속 선수들에게 무엇을 당부하고 싶은가?

“팬들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근본적으로 팬이 없는 프로스포츠는 존재할 수 없다. 선수들 스스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항상 인식하고, 프로선수에 걸맞은 자부심과 명확한 직업윤리를 가지도록 당부하고 싶다. 팬들, 특히 자신을 따라할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 거울이 된다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

kt 스포츠 김준교 사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t 스포츠 김준교 사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부산의 프랜차이즈 구단으로! kt 소닉붐


-국내남자프로농구에서 가장 젊은 사령탑인 조동현(40) 감독과 함께 그리고 싶은 kt 농구단의 모습 또는 색깔은 무엇인가?

“조동현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것이 ‘빠른 농구, 재미있는 농구’다. 감독뿐 아니라 전 코칭스태프, 선수들도 젊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조 감독이 처음 부임한 지난 시즌에 좋은 경험을 했다. 이번 시즌에는 감독이 지향하는 농구를 선수들이 코트에서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 kt 소닉붐이 조 감독이 주장으로 활약하던 5∼6년 전 강팀의 면모를 되찾길 기대한다.”


-kt 농구단이 연고지를 수원으로 이전할 것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다. 부산 지역의 농구 활성화와 붐 조성 방안은 무엇인가?

“연고지 이전 움직임은 사실이 아니다. kt 소닉붐은 철저히 부산의 프랜차이즈 구단이 되고자 한다. 이를 위해 4월부터 ‘러블리 데이’ 이벤트를 통해 조성민, 이재도 등 선수 한 명씩 팬 미팅을 했고, 5월에는 팬들이 선수를 찾아 함께 부산의 명소를 탐방하는 ‘숨바꼭질’ 이벤트도 진행했다. 남은 비시즌 동안 부산시민들을 대상으로 ‘3대3 길거리 농구대회’를 개최하고, 부산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맘 마케팅’을 진행해 시즌 중 농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이번 시즌 중점사업으로 창원 LG, 울산 모비스 구단과 함께 경남권 농구의 붐 조성을 위해 공동 시범경기, 출정식, 경쟁구도 형성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추진하려고 한다.”


kt 스포츠 김준교 사장은?


▲1955년 3월 서울 출생(만 61세)
▲출신교=장충고∼중앙대(시각디자인
학사·석사)∼강원대(디자인학 박사)
▲주요 경력=
중앙대 시각디자인전공 교수(1994년 2월∼2016년 2월), 중앙대
예술대학장(2007년 2월∼
2009년 1월), 중앙대 예체능부총장(2013년 2∼12월), 중앙대 부총장(2014년
1월∼2016년 2월), kt sports 사장(2016년 3월∼현재)

정재우 스포츠1부장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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