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 시대…감독들의 투수운용 딜레마

입력 2016-08-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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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올 시즌도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하다. 시즌이 3분의 2가 흘렀지만 타율 3할이 넘는 타자들이 30명 이상이고, 반대로 2할대 방어율을 지닌 투수들은 한 명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기 초반이면 7~8점 점수차가 나도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야구 불문율로 여겨졌던 큰 점수차에도 도루를 하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감독들도 투수 운용 딜레마에 빠졌다. 언제 경기가 뒤집힐지, 또는 뒤집을지 몰라 승리조와 추격조 투입여부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3점차 뒤진 경기후반…승리조 투입해야 하나?

현대야구는 분업화가 이뤄졌다. 투수들이 선발~중간계투~마무리로 분리돼 운영되고 있고, 불펜진도 팀이 이길 때 등판하는 승리조, 팀이 지고 있을 때 투입되는 추격조로 역할이 나눠져 시즌을 보낸다. 그러나 최근 타고투저 현상이 심해지면서 승리조와 패전조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 kt 조범현 감독은 “한 이닝에 5~6점, 많게는 7~8점이 나는 경기가 많아지다 보니 감독 입장에서는 투수운용에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며 “요즘 경기 후반이라도 3점차 정도로 지고 있으면 승리조가 투입되는 경우를 심상치 않게 볼 수 있지 않나. 점수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경기를 포기할 수 없게 된다. (지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승리조를 올려야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는 경기 승리조 투입 데미지 있다”

물론 감독들의 고민은 선수 투입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길 때나 질 때나 승리조가 등판하게 되면 해당투수의 체력저하는 필연적이다. 7개월이라는 대장정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서는 투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가야한다. 지고 있는 경기에서 승리조 투입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역전승이 유독 많은 NC 김경문 감독도 “우리 팀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서 불펜투수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는데 지는 상황에서도 승리조가 나가면 결과에 상관 없이 분명 ‘데미지’를 입는다고 생각한다”며 “몇 이닝을 막고 그 다음에 역전할 수도 있겠지만 경기를 지면 지는 대로, 이기면 이기는 대로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조 감독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투수 운용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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