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로드테스트] 253마력 파워에도 편안함 주행감… ‘2.0 터보의 힘’

입력 2016-08-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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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말리부는 기존 말리부 대비 93mm확장된 휠베이스와 60mm 늘어난 전장을 갖춰 중형차는 물론 준대형 차급을 넘나드는 압도적인 차체 크기를 갖췄다. 253마력을 발휘하는 2.0L 터보 엔진의 파워도 경쟁 세단을 압도한다. 사진제공|지피코리아·쉐보레

■ 쉐보레 ‘말리부 2.0 터보’

리얼로드테스트의 20번째 주인공은 쉐보레 ‘말리부 2.0 터보’다. 4기통 2.0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이 장착되어 있는데 이 엔진이 물건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캐딜락의 퍼포먼스 세단 CTS에도 적용된 엔진으로 253마력의 엄청난 파워를 발휘한다. 프로 드라이버와 모터스포츠, 자동차 전문기자가 각자의 시각에서 쉐보레 ‘말리부 2.0 터보’ 모델을 입체 평가했다.


■ 장순호 프로레이서



180km까지 한번에 치고나가는 가속력
고속주행시 제동거리 다소 길어 아쉬워

1998cc 싱글 터보 엔진이 장착된 쉐보레 말리부 2.0 터보의 가속력은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중형세단이 얼마나 나가겠어?”라고 생각하겠지만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순식간에 100km에 도달한다. 또한 180km까지 스피드가 한번에 쭉 치고 올라가는 것이 스포츠카를 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터보차량들이 대부분 낮은 RPM에서 약한 토크를 보여주는 반면 말리부 2.0터보는 낮은 RPM에서도 빠른 가속력을 보여주었다. 단, 주행 중 순간 가속력을 보면 100km 이하에서는 응답성도 좋고 빠르게 치고 나가지만 100km이상에서는 다소 반응 속도가 느리다는 느낌을 받았다.

코너링을 보면 전륜구동(FF) 차량의 특성인 언더스티어보다는 오히려 오버스티어(차량 뒷바퀴가 코너 바깥쪽으로 흐르는 현상) 성향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반응 속도가 매우 빠르고 차량이 회전하는 각도, 다시 말해서 움직이는 양이 많다.

또한 앞쪽보다는 차량 뒤쪽의 서스펜션이 더 소프트해서 동시에 움직일 때 상대적으로 뒤쪽이 바닥으로 많이 내려가는 특성을 지녔다. 중·저속이라면 코너링 성능을 더 높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한계 스피드로 주행할 때는 다소 불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차량 특성을 이해하고 과격한 코너링은 주의하여 주행하는 것이 좋다. 공도 주행에서는 이러한 차량의 특성을 활용하면 더 좋은 주행감과 코너링 성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브레이크 페달은 가벼운 느낌으로 짧게 들어가는 특성을 지녔다. 브레이크를 강약 조절하기에는 불리한 면이 있지만 급제동시에는 반응속도가 빠르다. 중·저속에서 제동력은 만족스럽지만 고속주행에서 급제동을 하면 제동거리가 약간 긴 편이다.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중량 130kg 줄었지만 차체는 준대형급
정숙한 주행에 서스펜션 노면 대응력 굿

9세대 말리부는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미국차의 둔탁함을 버렸더니 국산 준대형 또는 대형 세단을 위협한다. 신형 말리부는 고강도 경량 차체와 초고장력 강판 비중을 늘려 중량을 130kg이나 줄였다. 국내외 어떤 경쟁차종 보다 날렵해졌고 덩치는 오히려 약간 크다.

크기를 비교해 보면 말리부(4925×1855×1470mm, 2830mm)는 쏘나타(4855×1865×1475mm, 2805mm), SM6(4850×1870×1460mm, 2810mm)보다 넉넉하다.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4920×1860×1470mm, 2845mm), 올 뉴 K7(4970×1870×1470mm, 2855mm)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시승모델인 2.0 터보는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는 36.0kg·m로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기존 말리부 2.4 가솔린 모델보다 앞서며, 연비는 10.8km/l다.

신형 말리부의 주행특성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편안함’이다. 정숙하면서도 전륜 맥퍼슨, 후륜 멀티링크를 적용한 서스펜션은 노면 대응력과 민첩한 운동성을 자랑한다.

특히 돋보이는 건 고속주행 성능이다. 80∼90km/h 정도로 느끼는 속도인데 계기판은 어느새 110km/h를 훌쩍 넘어서 있다. 안정감이 높고, 실질적 고속주행 능력이 뛰어나다. 그렇다고 해서 무게중심이 아주 엉덩이 아래로 내려가 있다는 건 아니다. 바닥에 딱 달라붙어 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핸들은 가벼운 편이어서 여성들도 운전하기 편하다. 반면 고속주행에선 기대만큼 묵직해지지 않아 아쉽다. 어쨌든 전반적인 주행감은 3500만원대의 국내외 중형세단과 비교해 확실히 앞선다.

실제 시승시 평균 연비는 12.0km/l를 기록했다. 시내의 정체구간을 달렸을 때 10.5km/l였으니 최고와 최저 연비 차이는 심하지 않은 편이다. 차선이탈, 어댑티브 크루즈 등도 최신 경쟁차종들에 뒤지는 게 없다.


■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카플레이 연동 전화 통화·음성 명령 등 가능
100km구간 시승 평균연비 11.8∼12.0km/l

쉐보레 말리부 2.0 터보 모델은 기존 국산 중형 세단에서 기대하기 어려웠던 퍼포먼스와 넓은 실내 공간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모델이다. 동급 최대인 4925mm의 차체 길이는 준대형 세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2열 공간은 더욱 만족스럽다. 33mm 늘어난 레그룸과 낮게 설계된 중앙 터널 덕분에 2열 거주성은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스포츠 쿠페 스타일의 차체 디자인은 낮고 날렵해져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세련됨이 느껴진다. 고루한 중형세단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실내 인테리어도 개선됐다. 8인치 모니터를 통해 대부분의 옵션을 조정할 수 있다. 애플 카플레이 연동을 통한 전화 통화, 메시지 확인, 시리 음성 명령 등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계기판의 트립 컴퓨터의 경우 매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주행 잔여거리는 물론 배터리 전압, 타이어 공기압, 엔진오일 수명까지도 알려준다.

운전석에는 타고 내릴 때 자동으로 좌석이 앞뒤로 움직여 편리한 승하차를 돕는 이지 액세스 기능도 장착되어 있다. 9개의 고성능 스피커와 대용량 앰프로 구성된 보스 프리미엄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도 고급감을 더해주는 요소들이다. 다만 실내인테리어의 마감 재질이 조금 더 고급스러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주행 감성은 확실히 묵직한 편이다. 초고장력 강판을 확대 적용해 차체 강성이 높아진 것도 고속 주행시의 안정감이 높아진 원동력이다.

국도와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약 100km 구간의 시승에서 평균 연비는 11.8∼12.0km/l를 기록했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ane Keep Assist), 저속 및 고속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능동적인 안전 사양도 충실하게 갖춰져 있다.

■ UP&Down

UP

1. 국산 중형차 중 가장 넓은 실내 공간
2. 낮은 RPM에서도 기대 이상의 가속력
3. 뛰어난 정숙성과 고속 주행시의 안정감 일품


DOWN

1. 상당부분 개선됐지만 실내 인테리어 고급감 부족
2. 고속 주행 중 제동거리는 다소 긴 편
3. 고속 주행시에 다소 가벼운 느낌의 스티어링휠


■ 경쟁 모델은?



1. 르노삼성 SM6

SM6의 최대 강점은 멀티센스 시스템에 있다. 액티브 댐핑 컨트롤, 스티어링 답력,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응답성 등 주행 감각뿐 아니라 엔진사운드, 실내 라이팅, S-Link 디스플레이, 시트 마사지 기능 등 다양한 시스템을 운전자 의지대로 세팅할 수 있다. 연비는 12∼12.3km/l. 2.0 모델 가격 2420∼2995만원.



2. 현대차 쏘나타


2017년형 쏘나타의 특징은 ‘케어 플러스’ 트림의 신설이다. 2.0 CVVL 모델과 1.7 디젤 모델에 적용된 케어 플러스 트림에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과 전방 주차 보조시스템(PAS), 열선 스티어링휠, 자외선 차단 앞 유리 등 고객 선호 편의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2.0 모델 연비 12∼12.6km/l. 가격 2255∼2955만원.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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