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는 영화 ‘밀정’ 언론 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주연배우 송강호, 공유, 한지민, 신성록, 엄태구와 함께 김지운 감독이 자리했다.
영화 ‘밀정’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 실제 있었던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토대로 당시 의열단에 일어났던 중요한 사실들을 엮어 극화한 영화다.
상해에서 경성으로 일제의 심장부인 총독부 등의 주요시설을 타격할 폭탄을 들여오려는 무장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과 의열단의 조직과 계획을 방해하고 파괴하려고 들어온 조선인 일본 경찰 간의 암투와 회유와 교란 작전을 그렸다.
할리우드 영화 ‘라스트 스탠드’에 이어 ‘밀정’으로 3년 만에 한국영화로 돌아온 김지운 감독은 “콜드 느와르라는 장르를 한국에서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서구의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 걸작들이 많다. 서구 냉전시대와 일제강점기를 비교해보니 사전 배경 자체가 달랐던 것 같다. 차갑게 스파이 영화를 만들려고 했는데 만들다 보니 영화가 뜨거워지더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과 네 번째 만났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놈놈놈’에서 호흡을 맞춘 송강호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많은 작품들을 접해왔지만 ‘밀정’이 갖고 있는 독창성들이 있었다. 그래서 아픈 시대를 관통해온 열정적으로 살아온 인간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묻는 질문에는 한지민과의 장면을 꼽았다. 송강호는 “새벽에 서대문 형무소에서 촬영했던 게 인상적이었다. 서대문 형무소에 처음 가보기도 했지만 날씨가 엄청 추웠다. 독립을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한지민 씨가 맡은 연계순이라는 캐릭터는 정신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역이었고 인상 깊었다”고 설명했다.
‘밀정’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사정을 은밀히 정탐해 알아내는 자를 뜻한다.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은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특명으로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한다.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 김우진 역을 맡은 공유는 총격씬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공유는 “어릴 때부터 장난감 총을 많이 갖고 놀았다. 시대적인 배경 탓에 화기가 높은 총을 쏘지 못해 아쉽다. 이왕이면 기관총을 쐈으면 했다. 총격씬은 어려움 없이 재밌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밀정’에서 홍일점으로 출연하는 한지민은 단아함 속에 숨은 강인함을 지닌 의열단의 핵심 여성단원 연계순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한지민은 “기술적으로 테크닉에 집중하기 보다는 캐릭터 자체에 집중했다. 독립을 위해 싸우셨던 신념, 순수한 마음 하나 하나를 잊지 말자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며 자신의 맡은 배역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경찰 하시모토 역을 맡은 엄태구와 의열단의 자금책 조회령으로 분한 신성록의 존재감도 눈부시다. 특별출연으로 상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은 이병헌, 박희순 등의 존재감 역시 대단하다.
특히 영화 ‘밀정’은 제7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비경쟁부문, 제41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전 세계의 이목 역시 집중되고 있다.
영화 ‘밀정’은 한 시대의 양 극단에 서 있는 두 인물은 영화의 시종일관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면서도 팽팽한 긴장감 속에 경계 위에서 미묘한 줄다리기를 이어간다. ‘적은 늘 우리 안에 있었다’라는 슬로건이 영화를 대변하기도 한다.
영화는 밀정이 누구인가를 찾기 보다는 밀정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인 배경과 냉혹한 현실도 함께 그린다. 속고 속이는 상황 속에서 선악의 모호함과 치밀한 심리전을 담은 ‘밀정’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영화 ‘밀정’은 9월 7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