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늘도 돕는 옴므, 가을밤을 채워줄 두 남자

입력 2016-08-31 1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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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하늘이 돕는다’는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인 거 같다.

예년대로라면 여름의 끝자락, 늦더위가 기승일 8월말이지만, 26일을 기점으로 거짓말처럼 날씨가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딱 나흘 뒤는 옴므가 가을밤에 어울리는 잔잔한 발라드 신곡 ‘딜레마’를 발표하는 날이었다.

신기한 수준의 날씨 변화가 한창 이슈가 된 26일 만난 옴므의 두 남자 이현과 창민은 “9월부터 가을이 되는 걸 노렸는데, 계속 덥다 덥다 해서 조금 걱정은 됐었다. 그런데 다행히 날씨가 잘 맞은 것 같다”라며 웃었다.

게다가 옴므의 신곡 ‘딜레마’는 피아노 반주와 이현과 창민의 목소리만으로 이뤄진 미니멀한 발라드곡으로, 쓸쓸한 가을밤의 감성과 더욱 잘 맞아 떨어진다.

다만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발라드곡을 기대했던 팬들은 옴므의 이런 선택에 살짝 의아함을 드러낼지도 모르겠다.

이에 창민은 “(이현)형과 앨범얘기를 할 때 의외성에 더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느꼈다. 지금까지 옴므의 발라드가 다 똑같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동안 옴므가 불렀을 때보다 (‘딜레마’에서는)힘을 뺐다. 그래서 디테일을 살려야했고, 부르기가 더 힘든 노래였다. 이건 오로지 보컬과 멜로디만으로 만들어야 해서 보컬의 변화가 세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노래다”라고 설명했다.

옴므의 ‘딜레마’가 이전까지의 음악들과 다른 느낌을 갖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작사, 작곡자가 바로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라는 점도 있다.

‘딜레마’를 통해 랩몬스터와 처음 호흡을 맞춘 옴므는 랩몬스터를 ‘정말 음악 잘하는 친구’라고 말했다.

이현은 “랩몬스터와의 작업은 ‘랩몬이 정말 음악 잘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음악을 잘 한다는 건 그냥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닌 일이다. 무슨 공식처럼 하는 것도 아니고, 곡을 쓰자마자 결과물들이 바로 나오는 게 아니지 않나. 방탄소년단 ‘Young Forever’도 그렇고, 얘가 발라드도 쓸 수 있다는 걸 보고 앞으로도 많이 부탁하고 싶었다”라고 랩몬스터를 칭찬했다.

이어 “옴므라는 팀의 어떤 이미지가 나 스스로도 지겨운 면이 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을 잘 녹여준 거 같다. 곡을 쓸 때 이미 (랩몬스터에게는)‘옴므라는 팀에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던 거 같다”라고 덧붙이며 랩몬스터의 음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창민 역시 “뭔가 보컬곡을 랩퍼가 접근할 때 느낌이 다르구나하고 느꼈다. 보통 보컬은 보컬이기때문에 멜로디컬하게 가고 싶은데, (랩몬스터는)랩퍼라서 리듬 쪽에 집중을 하더라. 그래서 신선했다. 우리는 우리멜로디에 리듬을 녹였다면 랩몬스터는 그 반대다. 여기에 방시혁 형이 중심을 잡아줘서 두 가지가 공존하는 음악이 만들어졌다. 쉽게 만들기 어려운 접근이지 않았을까싶다”라고 ‘딜레마’의 특징을 설명했다.

목소리에 더욱 정성을 기울인 곡이어서 그런지 이번 ‘딜레마’는 유독 이현과 창민의 목소리가 하나로 겹쳐 들리기도 한다.

이에 창민은 “요즘 그런 이야기를 듣긴 듣는다”라면서도 “사실 목소리 색깔은 다른데, 표현방식의 차이 같다. 같이 작업을 하고 작곡가가 같다보니 표현방식이나 같은 표현을 연구를 할 때가 있다. 그 중간 지점에서 만나는 거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어찌됐든 둘의 호흡이 잘 맞는다는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또 그렇기 때문에 몇몇은 둘 간의 브로맨스를 주목하기도 한다.

이에 창민은 “브로맨스까지는 아니고, 정말 친한 형이다”라며 웃었다.

창민은 “형제가 없어서 형에게 많이 상담하고 그런다. 이현 형은 고민이 있을 때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진짜 형제처럼 러프한 매력이 있는 그런 관계 같다”라고 덧붙였다.

‘딜레마’에 관해 또 한가지 호기심이 동하는 부분은 ‘과연 랩몬스터와 작업이 현실적으로 옴므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하는 부분이다. 실제 방탄소년단은 국내 손꼽히는 인기아이돌이고, 옴므 역시 탄탄한 고정팬을 보유하고 있는 보컬 듀오인 만큼 이들의 만남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얼마나 클지 궁금증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에 이현은 “음악시장은 정말 알기 힘든 거 같다. 예전에는 특정 장르가 사랑을 받고 그랬는데, 지금은 자극적인 음악만이 주류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반자카파도 그렇고, 강한 음악보다 계절감과 함께하는 이지리스닝 곡이 사랑을 받는다. 솔직히 랩몬스터와 함께 해서 기대가 되는 건 사실인데, 열어봐야 안 다는 게 적절한 거 같다. 원했던 효과들이 잘 작용했으면 좋겠다”라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랩몬스터와 옴므라는 조합 때문에 속물적인 질문을 던지긴 했지만, 이미 경험할거 다 경험해본 베테랑 가수인 옴므에겐 눈앞의 성적보다 더 중요한 목표가 있다.

더 많은 옴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것이다.

이현은 “내 주변만 봐도 옴므라고 하면 ‘밥만 잘 먹더라’ 같은 이미지가 굳어진 부분이 있는 거 같다. 음악도 아이덴티티만큼 중요한 게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변화를 하는 거 자체가 용이 했으면 좋겠다. ‘왜 이걸하지?’가 아니라 ‘이 친구들은 이런 걸 하는 친구였지’하는 소리를 듣고 싶고,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그런 욕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창민 역시 “나도 마찬가지다. 정말 실력 있는 아티스트의 앨범을 들어보면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가지 같은 목소리로 부르는 가수가 없다. 옴므의 활동은 그런 앨범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1번곡이 너무 세서 고전을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계속 형이랑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다. 목소리나 표현이 바뀌는 게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서 계속 도전을 하는 거다. 지금 더 사랑받으면 물론 좋겠지만 결국 판단은 대중분들이 하지 않겠나”라고 보다 다양한 옴므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했다.

또 그만큼 옴므는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매번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이현은 “우리 목소리의 표현방법을 항상 보는 분이 있다면 디테일을 보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음악 방송에서 부를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불러볼까 한다”라고 말했고, 창민은 “사실 엄밀히 말해 단 하나도 똑같은 무대는 없다. 그게 뮤지컬을 계속 보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보통은 화려한 반주와 퍼포먼스에 시선을 뺏기고 노래를 못 들었던 분들에게는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듯이 그렇게 하다보면 더 좋은 걸 찾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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