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를 응원 온 아들(호준)과 친구들이 맞춰 입은 티셔츠(왼쪽사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인용한 익살스러운 문구가 눈길을 끈다. 오른쪽은 똑같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경기를 지켜보는 최경주 아들과 친구들. 사진제공 |IMG
아직 타이틀스폰서 유치 못해 고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5∼2016시즌을 마무리한 최경주(46·SK텔레콤)의 마음 한편이 무겁다.
최경주는 4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노턴의 TPC보스턴(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컷 탈락하면서 남은 2개 대회(BMW챔피언십·투어챔피언십) 진출이 좌절됐다. 시즌을 마친 최경주는 텍사스 주 댈러스의 집으로 이동해 가족들과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곧장 한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최경주가 한국행을 서두르는 이유가 있다. 바로 10월6일 예정된 ‘최경주인비테이셔널’ 준비를 위해서다.
이 대회는 최경주가 2011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개최하고 있다. 4년 동안 CJ가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총상금 70만 달러(약 8억원)에 한국과 아시안투어를 병행하는 특급 대회로 열렸다. 그러나 2년 전 대회를 개최할 때는 골프장이 늦게 잡혀 고생했고, 지난해에는 최경주가 프레지던츠컵 수석부단장으로 활동하면서 한해 건너뛰었다. 올해 2년 만에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생각처럼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아직까지 타이틀스폰서가 나타나지 않아 고민이 크다. 대회에 필요한 경비 조달이 쉽지 않아진 것이다.
PGA 투어 플레이오프에 출전한 최경주는 경기를 하면서도 대회 걱정이 앞섰다. 최경주는 “국내에서 남자골프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몰랐다.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 타이틀 스폰서가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현재로서는 총상금 규모를 줄이더라도 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최경주는 “올해는 총상금을 줄여 3억원 정도의 대회로 유치해야 할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스폰서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어 다녀야 할 듯하다”며 특유의 강력한 눈빛을 보였다.
국내 남자프로골프투어는 위기를 맞고 있다. 4월 개막 후 지금까지 8개 대회 밖에 개최하지 못했다. 올 시즌 남은 대회는 최경주인비테이셔널을 제외하면 코오롱한국오픈(9월8∼11일)과 신한동해오픈(9월29∼10월2일) 뿐이다. 국내의 어려운 사정을 누구보다 마음 아파하는 최경주가 한발이라도 더 뛰어다니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