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정형돈-노홍철-길, ‘무도’ 떠난 탕아들은 왜 못 돌아올까

입력 2016-09-13 15: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불안장애 증세를 호소하며 방송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개그맨 정형돈이 13일 정식 복귀를 선언했다.

이날 한 매체는 정형돈이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을 통해 복귀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MBC 에브리원 측은 “정형돈이 10월 복귀를 하게 됐다”고 해당 보도를 인정했다.

이 같은 복귀 소식에 방송가는 물론 일반 대중도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앞서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 편에서 깜짝 등장한 이후에 전해진 복귀 소식이라 반가움을 더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형돈이 MBC ‘무한도전’이 아닌 ‘주간 아이돌’을 첫 복귀 프로그램으로 전한 것은 역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노홍철과 길 등에 이어 정형돈 역시 ‘무한도전’으로의 복귀는 부담스러워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앞서 노홍철은 음주운전 사고로 자숙 기간을 거친 후 방송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무한도전’이 아닌 배낭여행 소재의 프로그램으로 복귀했고 ‘내 집의 품격’, ‘노홍철의 길바닥 쇼’, ‘어서옵SHOW’ 등에서 진행 실력을 뽐냈다. 마치 일부러 ‘무한도전’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는 듯한 행보를 보인 것.

또한 길 역시 최근 '쇼미더머니5'를 통해 방송에 복귀 했으나 예능인 길이 아닌 음악인이자 프로듀서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 과거 몸개그에도 주저함을 모르던 길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정형돈, 노홍철, 길 등은 ‘무한도전’에서 성장한 인물들임에도 불구하고 ‘고향’으로의 복귀는 주저하는 모양새다. 특히 정형돈은 10월 복귀를 계획하고 있었던 와중에도 ‘무한도전’ 하차 선언까지 감행했다. 이들은 왜 고향을 등지고 있는 것일까.

한 방송 관계자는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자들이 가진 애정이 너무 크다. 전 멤버들이 돌아오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공공연히 드러낸 것도 이들이 돌아오는 것이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다른 관계자는 “‘무한도전’이 앞서 노홍철과 길의 복귀를 두고 논의해 붙이겠다고 했을 때에도 많은 말들이 있지 않았나. 이들의 ‘무도’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만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굳이 그런 시선을 견디면서 ‘무도’에 다시 돌아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정형돈, 노홍철, 길의 선택은 시청자 입장에서는 아쉬울지 몰라도 그들 본인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사실 그들은 언제나 ‘무도’ 울타리 안에만 가둬놓을 수도 없는 것 아닌가. 그저 고향을 등진 자식이 객지에서 무사하기만을 바라는 부모처럼 이들 셋이 언젠가 금의환향하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

사진 | 동아닷컴DB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