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삼 투입 실패한 두산, 무엇을 잃었나

입력 2016-09-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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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오선진(손으로 헬맷을 쥔 선수)이 2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7-8로 따라붙은 9회말 2사 만루에서 2타점짜리 끝내기 중전안타를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개인통산 첫 번째 끝내기안타. 두산은 9회말 2사후까지 8-5로 앞서다 대역전패를 당해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시즌 22승과 함께 2000년 현대가 기록한 역대 시즌 최다승인 91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했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말이 딱 맞았다. 두산은 2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원정경기에서 9회말 2아웃까지 8-5로 여유 있게 앞서나갔다. 그러나 투수교체 하나가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였지만, 잃은 것이 너무나 많았다.

이날 두산은 21승(3패)을 기록 중이던 선발 니퍼트가 5이닝 5안타 2볼넷 4삼진 3실점하며 22승 요건을 채운 상태였다. 22승은 2007년 두산의 다니엘 리오스가 보유한 KBO리그 외국인선수 단일시즌 최다승이다. 경기 전까지 90승47패1무로 2000년 현대가 작성한 KBO리그 단일시즌 최다승 타이기록(91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만약 순조롭게 경기가 마무리됐다면, 남은 5게임에서 두산과 니퍼트의 승리는 곧 KBO리그의 새 역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세상만사 뜻대로만 되진 않는 법. 두산 벤치는 8-5로 앞선 9회 2아웃을 잘 잡은 이현승을 내리고 홍상삼을 투입했다. 패전 없이 5세이브를 기록 중이던 홍상삼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홍상삼은 첫 상대 장운호에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한 뒤 정근우~하주석~박준혁~김태균에게 4연속타자볼넷을 허용해 2점을 내줬다. 투구수 22개 중 16개가 볼이었다. 대부분의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났을 정도로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부랴부랴 김성배가 등판했지만, 오선진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8-9가 됐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역전패에 두산 선수들은 망연자실했다. 8회 두산의 추가득점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한화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오선진의 끝내기안타는 데뷔 후 첫 기록이라 의미가 컸다.

두산은 이날 패배로 팀의 단일시즌 최다승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내심 단일시즌 외국인투수 최다승까지 노렸던 니퍼트는 타이기록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후 3경기에 허준혁, 안규영, 이현호의 선발등판을 예고했고, 최종전인 10월8일 LG전에 기존 선발요원 4명을 모두 투입할 계획이다. 이 때 니퍼트는 외국인선수 최다승 타이기록에 도전한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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