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500회①] 모두 ‘No’라 말할 때 ‘무도’의 기적이!

입력 2016-09-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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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도전은 늘 ‘상상 그 이상’이다. 2010년 프로레슬링에 도전한 ‘WM7’ 특집은 1년여 준비 끝에 완성됐다. 2009년 봅슬레이 특집, 2015년 영화 ‘비긴어게인’ 더빙 특집 역시 숱한 화제를 낳았다.(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MBC

■ 무모했던, 그리고 무한했던 ‘11년 도전사’

전무(前無)하다. 그리고 후무(後無)할 것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2005년 4월23일 예능프로그램 ‘토요일’의 한 코너 ‘무모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해 ‘무리한 도전’을 거쳐 현재의 형태인 ‘무한도전’으로 10월1일 500회를 맞는다. 해당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임은 당연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능프로그램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정하지 않은 포맷 안에서 ‘도전’과 체험의 형식을 도입, 다양한 아이템의 시도가 가능해 게스트 섭외도 국적을 불문한다. 11년 넘는 시간을 그들만의 개성으로 묵묵히 걸어온 ‘무한도전’의 발자취를 좇는다.


황소와 줄다리기·전철과 100m 달리기…
불가능향한 도전…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
쉼표 없는 무도, 다음 목표는 우주 여행
유재석 “목숨 걸 각오로 무한도전 뛴다”


‘무한도전’(無限挑戰). 제목 그대로 멤버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황광희는 시공간의 한계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을 해왔다. 그리고 그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어느 것 하나 쉬운 도전은 없었다. 때로는 기적을 일구기도 했다. 무모할 것 같지만 헤쳐 나가는 과정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안긴다. 프로그램 연출에서 총괄 기획을 맡고 있는 김태호 PD를 필두로 제작진이 만들어내는 상상 이상의 아이디어는 ‘무한도전’의 도전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기대를 갖게 한다.


● 무모한 도전…“불가능은 없다”

‘무한도전’은 모두가 ‘노(No)’라고 할 때 ‘예스(Yes)’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방송 초기부터 그 모습은 여실히 드러났다. 황소를 상대로 줄다리기를 하고, 전철의 속도에 도전해 100m 달리기 시합을 했다. 기계와 세차의 속도를 경쟁하는 등 인간의 원초적인 힘을 시험했다.

‘무한도전’으로 자리 잡은 뒤부터는 체계적인 기획 아래 프로젝트 형태로 도전을 진행했다. 2014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와 지난해까지 총 5회를 선보인 가요제 등을 통해 축제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2014년 ‘형의 광팬 캠프’ 특집에서는 60여명의 팬들과 1박2일 여행을 떠난 바 있다. 충성도 높은 팬들이 많은 이점을 활용하며 불가능에 도전했다.

목숨을 위협하는 순간에도 여러 차례 놓였다. 2011년 스피드 특집에서는 폭파가 예고된 차량에서 탈출해야 했고, 2014년 레이싱 특집 편에서는 170km 이상의 속도와 싸웠다.


● 공감의 도전…“함께 울고 웃었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물이 흐를 때도 많았다. ‘무한도전’은 재미를 기본으로 감동까지 안겼다.

2010년 프로레슬링에 도전한 ‘WM7’ 특집은 1년 동안 준비 과정을 거쳐 당시 서울 장충체육관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경기 당일 정준하가 가벼운 뇌진탕 증세를 보이는 등 강도 높은 훈련으로 누구 하나 몸이 성한 멤버가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아냈다. 경기가 끝난 후 멤버 모두가 손을 맞잡고 링을 돌며 인사하는 장면은 6년이 지난 지금 봐도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처럼 스포츠에 도전할 때 감동은 배가 됐다. 그동안 댄스스포츠(2007년), 에어로빅(2008년), 봅슬레이(2009년), 조정(2011년) 등에 도전, ‘0’에서 시작하지만 모두 성과를 일궜다. 실력이 나아지지 않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동료의 격려에 힘을 내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넘어 작은 교훈까지 줬다. 무엇보다 운동신경에 무딘 이들이 ‘무’에서 ‘유’를 하나씩 만들어내는 과정은 “우리도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긍정의 메시지로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으로 날아가 도산 안창호와 일제강점기 고통스러웠던 독립운동을 되돌아보고, 일명 ‘군함도’로 불리는 하시마와 우토로마을을 찾아가 역사의 아픔을 되새긴 순간 등도 잊지 못할 도전으로 꼽힌다.


● 무한한 도전…“멈춤은 없다”

그야말로 11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도전을 위해 미국의 뉴욕과 알래스카, 일본 오호츠크해, 중국, 인도, 뉴질랜드, 태국 등 세계 곳곳을 누볐다. 이 사이에 제2의 인생도 맞았다. 유재석과 박명수는 2008년, 정준하와 하하는 2012년에 결혼해 이전보다 더욱 안정을 찾고 도전에 매진할 수 있었다.

시선은 이들이 지난해 3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5대 프로젝트 가운데 남은 우주여행으로 향한다. 멤버들은 10월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진행하는 훈련을 받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지구 밖까지 도전의 영역을 확대하는 셈이다.

앞서 ‘식스맨 프로젝트’를 통해 황광희를 새 멤버로 영입하고,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와 ‘2016 무한상사’로 각각 페스티벌과 영화 못지않은 높은 완성도를 통해 호평을 받은 ‘무한도전’은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 시청자는 이들이 도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유재석은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된 500회 특집 영상을 통해 “가끔 ‘프로그램을 위해 목숨을 걸겠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 정도 각오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바로 ‘무한도전’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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