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쉬비 “‘언프2’ 탈락 후, 지옥같은 시간 보냈다” [화보]

입력 2016-11-07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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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여자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 2, 3에 출연하며 랩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여준 애쉬비가 청초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소녀로 변신했다.

애쉬비는 무대 위에서 도도한 래퍼지만 평소에는 한없이 겸손하고 배려심 많은 소녀다. 언더에서 오버로 나왔지만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 중이다. 우연히 접한 다이나믹 듀오 무대 영상을 계기로 무작정 힙합을 좋아했던 아이가 어느덧 개성 넘치는 보이스와 그루브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저가 마이크로 랩을 녹음해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다. 우물 안 개구리였지만 댓글에 잘한다는 칭찬이 적히면 기분이 정말 좋았다. ‘언프리티 랩스타 2’ 전까지 언더에서 활동하는 래퍼였다. 공연장을 빌리기 위해 모았고 가족들도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지 않아서 힘들었다”며 회상했다.

“어머니가 교회 집사님이다. 제가 초창기에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로 가사를 썼는데 어머니가 매우 싫어했다. 같은 교회 집사님이 제 노래를 어머니에게 안 좋게 말해서 더욱 싫어하는 것 같다. 힙합은 섹슈얼한 부분에서도 영감이 떠오르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제가 너무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 가사를 썼다는 점을 깨달았지만 그때는 내 노래를 거부하는 어머니가 이해되지 않았다. 석 달동안 대화도 안 했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자극적인 가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대중성에 초점을 맞췄다. 제 과거 곡들이 외면당한 이유는 대중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가사가 야해도 박재범 선배님처럼 대중적인 비트와 마음에 닿는 멜로디를 사용하면 사람들은 즐겨 듣는다”고 말했다.

애쉬비는 랩을 직업으로 삼기 전 가구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그는 “국내 가구 디자인 회사에 근무했고 제가 직접 디자인한 가구가 사이트에 업로드된 적도 있다. 일 년 정도 일하면서 어머니에게 월급도 드리고 뿌듯했지만 음악을 들을 수 없어 그만뒀다. 이어폰을 끼면 일을 시킬 수 없으니까 점심시간에도 노래를 못 듣게 하더라. 그래서 화장실에서 몰래 10분, 15분씩 노래를 들었다. 이에 대한 스트레스와 함께 음악 하는 친구들에 대한 부러움이 쌓이면서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고 전했다.

아무리 바빠도 노래 작업은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애쉬비는 23살 첫 앨범을 공개하며 래퍼로 데뷔한다. “내 노래를 알리기 위해 ‘언프리티 랩스타 2’에 출연했다. 애쉬비가 어떤 래퍼인지 보여주고 싶었지만 서바이벌에서 떨어졌다. ‘언프3’ 중간 투입되기 전까지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피해 의식이 생겨서 사람들이 다 저를 싫어하는 줄 알았다.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저를 비호감으로 생각하면 그것은 제 잘못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사실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적합하지 않다. 가사를 빨리 못 외우는데 이곳에서는 가사를 빨리 외우는 것이 기본이니까. 한계에 부딪히기 싫어서 끝까지 도전했다. 결국 ‘언프3’를 통해 노력의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후 삶이 많이 변했다”고 전했다.

‘언프리티 랩스타’ 촬영장 실제 분위기가 궁금했다. 그는 “‘언프2’는 방송보다 실제 분위기가 더 살벌했다. 비록 끝까지 살아남지 못했지만 마지막에도 경쟁 분위기였다고 들었다. ‘언프3’는 각자 개성이 짙어서 경쟁보다는 서로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색깔 싸움이었다. 저는 스스로 돕(dope) 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분들에게 익숙지 않은 부분이 저에게는 대중적으로 느껴진다. 그 점이 제 색깔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래퍼를 묻자 “’브라운 아이드 걸스’ 미료 선배님은 시크한 이미지와 다르게 소녀처럼 귀엽다”고 전했다. 또한 “’언프리티’ 덕분에 많은 래퍼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여성을 위한 무대가 많지 않다. ‘언프리티’처럼 여자 래퍼가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11월 컴백 활동에 대해 애쉬비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위트 있으면서 귀여운 느낌으로 준비했다. 남녀 관계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직접 썼다. 처음부터 내 스타일을 인정해달라고 욕심부리기 싫다. 아무리 음악이 좋아도 사람들이 듣지 않으면 저만의 노래가 될 뿐이다. 단기적인 목표는 음원 차트 30위 안에 머무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제 노래를 단 한마디라도 떼창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추후에는 랩을 잘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프로젝트 형식으로 뮤직비디오도 찍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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