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은폐 의혹 NC, 최악의 경우 리그 퇴출도 가능

입력 2016-11-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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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승부조작 은폐 개입 드러나면 리그에서 제명도 가능
구단 단장과 운영본부장이 조직적으로 은폐 정황
구단 대표이사도 이를 묵인, 3년 만에 진실 드러나

‘명예·정의·존중’을 표방하며 2013년 KBO리그 1군에 데뷔한 제9구단 NC가 창단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 사법부의 최종 판결에 따라 팀의 컨트롤타워 단장과 운영본부장 모두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KBO규약의 해석에 따라 KBO리그에서 퇴출될 수도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2014 KBO리그 경기에서 고의 볼넷을 던지는 등 승부조작을 한 대가로 금품을 받은 기아 유창식(24)과 롯데 이성민(27) 등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7명과 브로커 2명 등 모두 19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NC구단 고위관계자 2명에 대해 ‘이성민이 2014년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은폐하고 kt가 신생팀 특별 지명하도록 해 대가 10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입건한다’고 발표했다.

2014년 11월 28일 kt는 9개 구단에서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1명씩 9명을 특별지명했고, NC에서 핵심 유망주 이성민을 뽑아 10억원의 이적료를 지급했다.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선택은 kt가 했지만 이미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해 상대 구단의 지명 대상에 포함시킨 후 구단이 현금을 수수한 행위는 법률 위반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목한 고위관계자는 배석현 단장과 김종문 운영본부장이다. NC는 2014년 10월 구단 내부적으로 ‘이성민이 브로커로부터 300만원의 현금을 받고, 7월 4일 경기 1회 고의로 볼넷을 내줬다’는 제보를 받고 확인을 거쳤지만 이를 함구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스마트폰에는 구단 사장(이태일 대표)과 단장, 운영본부장이 카카오톡을 통해 이에 관한 대화를 나눈 내용이 있으며 조직적인 은폐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은 단장과 운영본부장만 입건했지만 구단의 총 책임자인 대표이사도 소속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알고도 타 팀에 현금을 받고 이적 시켰다는 것은 KBO 역사상 전례가 없고, 도덕적으로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다. 또한 당시 리그 전체에 초미의 관심사였던 20인 보호선수명단 작성은 통상 감독과 현장 코칭스태프가 주도했기 때문에 향후 검찰의 수사가 주목된다. 경찰관계자는 “운영본부장이 감독에게 해당 선수(이성민)가 부상이 있다고 둘러댄 정황을 파악했다. 대표이사는 모든 사실을 파악했지만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C구단은 경찰 발표 직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구단이 받고 있는 의혹에 대해 추후 적절한 방법을 통해 소명하겠다’고 일부 시인했다.

검찰에 송치된 이 사건은 추후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전망이다. 특히 그 판결 및 해석에 따라 NC는 최악의 경우 KBO리그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 이를 경우 KBO리그 전체에 미치는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KBO규약 152조[유해행위신고]2항은 ‘구단이 소속선수가 제148조 또는 151조 각 호의 행위를 하였음을 인지하였음에도 그 사실을 즉시 총재에게 신고하지 않거나 이를 은폐하려한 경우 총재는 당해 구단에 대하여 제150조 제1항 각 호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제148조와 제151조는 품위손상행위와 유해행위다. 특히 제148조 유해행위에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행위’가 명시되어 있다.

제152조가 명시한 제150조 제재는 경고, 1억 원 이상 제재금과 함께 제명이 포함되어 있다. 3항 제명은 ‘구단이 관리감독 의무를 현저히 게을리 하거나 구단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여 중대한 부정행위를 한 경우에 한 한다’고 되어 있다.

소속 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한 정황 모두가 이에 해당돼 규약 그대로 해석하면 NC는 리그에서 퇴출되어야 한다.

KBO는 “아직 사법부의 판단이 남아있기 때문에 여러 정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규약의 해석, 징계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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