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흐름’ 성남-강원의 승강PO를 관통한 키워드

입력 2016-11-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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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매치 휴식기를 보낸 뒤 맞은 17일 승강PO 1차전의 다른 기류
-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던 성남, 흐름 유지하고 싶었던 강원
- 1차전 0-0, 20일 마지막 승부에서는 어떤 일이?

성남FC와 강원FC가 만난 ‘현대오일뱅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016‘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 분위기 그리고 흐름이다.

두 팀의 상황은 극과 극이다. 클래식(1부리그) 성남은 역대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화 시절, 숱한 우승 트로피를 품었고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뒤에도 FA컵을 평정하기도 한 성남이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김학범 감독과 결별한 뒤 구상범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지만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다.

클래식 정규리그에서 마지막 승점 3을 거머쥔 것은 9월 17일. 수원FC를 2-1로 물리친 이후 8경기에서 승수를 쌓지 못했다. 그룹B(7~12위)에서 맞은 스플릿 라운드를 합쳐 2무6패로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었다. 조금씩 순위가 추락하더니 11위로 리그를 끝냈다. ‘꼴찌’ 수원FC가 자동 강등된 가운데 성남은 험난한 승강PO의 길에 접어들었다.

반면, 강원은 달랐다. 챌린지(2부리그) 4위로 어렵게 얻은 클래식 막차티켓의 희망을 꾸역꾸역 이어갔다. 단판승부로 전개된 챌린지 준PO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1-0으로 누른데 이어 올해 FA컵 4강에 오른 부천FC마저 집어삼켰다.

2013년 승강PO가 정착한 이래 K리그에는 묘한 징크스가 있다. 클래식 11위는 한 번도 살아남지 못한 사실. 어쩌면 당연했다. 승강PO로 향한 클래식 팀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이 무렵의 챌린지 팀은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올해는 약간의 변수가 있었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으로 인한 11월 A매치 휴식기였다. 강원은 아쉬웠다. 챌린지 정규리그 최종전→준PO→PO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강원이지만 유쾌한 리듬이 깨졌다. 피로회복보다 흐름 유지가 훨씬 중요할 수 있다. 강원 최윤겸 감독은 “힘겨운 고비를 넘기며 컨디션이 떨어졌는데, 우리도 휴식기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으나 표정에서는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반대로 성남은 지친 심신을 달랠 시간을 벌었다. 상대의 흐름이 깨졌다는 것도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성남은 ‘회복’에 초점을 뒀다. 정규리그가 끝나자마자 변성환 코치가 중심이 된 성남 벤치는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다. 맥주 한 잔을 함께 나누며 마음 속 응어리를 풀었다. 강원도 고성에서 시행한 단기 전지훈련에서도 전술 다듬기 이상으로 ‘힐링’에 주력했다. 양준혁 프로야구 해설위원도 고성 캠프를 방문해 성남 선수들에게 ‘프로 선배’ 입장에서 강연했다. 변 코치는 “우리 입장에서 많은 훈련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분위기 전환이 최우선이었다. 고성 전훈 때도 식사, 훈련 등 모든 부분을 선수들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기간 180도 전환은 기대할 수 없었다. 한 번 무너진 리듬을 되돌리는 건 생각 이상으로 버거웠다. 상대적으로 활발한 경기력을 보인 건 홈 팀이었다. 부상 중인 황의조가 결장한 것도 아쉬움이었다. 결국 1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끝난 승강PO 1차전에서 누구도 웃지 못했다. 두 팀은 20일 탄천종합운동장으로 장소를 옮겨 2차전을 갖는다. 장·단점이 뚜렷하다. 황의조의 복귀를 예고한 성남은 홈 어드밴티지를 안게 되고, 강원은 1골만 넣고 비겨도 승격 티켓을 손에 넣는다. 올 시즌 K리그의 마지막 승부에선 과연 어떤 드라마가 연출될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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