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이재성. 스포츠동아DB
끊임없는 전북 이재성 향한 러브 콜
전북, 올 겨울 해외진출 최대한 돕는다는 의지
다만 많은 이적료보다 상징성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당연히 유럽이 최우선 목표랍니다!”
전북현대 이재성(24)은 올해도 구름 위를 걸었다. 프로 데뷔 후 3년 동안 매 시즌 우승을 경험했다. 첫 해인 2014년에 이어 지난해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을 평정했고, 올 시즌에는 전북의 오랜 숙원이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가슴에 품었다.
대다수 또래 선수들이 팀을 찾지 못해 결국 축구를 포기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재성의 행보는 단연 독보적이다. 더욱이 ‘신인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전북에서 당당히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더욱 밝은 내일을 예고한다. 전북 최고참인 이동국(37)으로부터 매 순간 칭찬을 받는 선수는 이재성이 거의 유일하다. 동료, 선배들은 “내가 실수하면 혼쭐 나는데, (이)재성이에게는 화를 낸 적도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이동국은 한 때 자신과 룸메이트였던 ‘방졸’ 이재성에게 올해부터 자유(?)를 부여했다. “이제 재성이도 편한 시간을 가질 만 하다”는 농담과 함께.
언제 어디서나 일정 수준급 실력을 발휘하는 이재성을 향해 전 세계 각지에서 러브 콜이 쇄도하는 건 당연하다. 지난해부터 오퍼를 꾸준히 받았다. 겨울이적시장과 여름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이재성의 이름은 빠짐없이 거론됐다. 올 여름에는 2016~2017시즌을 준비한 유럽의 주요 클럽들이 직접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구단 대 구단의 본격 협상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가치는 충분히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몇몇 클럽들은 100% 충족시키지 못한 ‘A매치 출전기록’을 아쉬워했다. 프리미어리그로 향하기 위해서는 ‘워크퍼밋(취업비자)’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주요 항목 중 하나가 ‘2년 간 A매치 75% 이상’이다. 이재성은 여기서 발목 잡혔다.
물론 러브 콜을 보내는 지역이 잉글랜드에 한정된 건 아니다. 마르지 않는 돈줄로 정평이 난 중국과 중동에서도 호시탐탐 영입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당연히 일본에서 펼쳐질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시선이 집중된다. 지구촌 축구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빅 이벤트에서의 활약이 몹시 중요하다.
그러나 이재성은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해외진출은 꾸준히 생각했다. 중국보다는 첫 도전인 만큼 제게 남은 축구인생을 고려할 때 유럽을 향한 꿈이 크다.” 돈이 줄 수 없는 행복과 이상을 찾아가겠다는 의지다.
최대한 선수의 이적을 돕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전북도 이재성과 뜻을 함께 한다. 실리(이적료)보다는 명분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많은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팀 에이스의 차기 행선지가 가급적 유럽 빅 리그였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전북 관계자는 “상징성이다. 전북에 잔류하지 않는다면 큰물에서 크게 꿈을 키워가는 쪽이 낫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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