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촛불집회 무대 위해”…고집 버린 DJ DOC

입력 2016-12-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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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DJ DOC. 동아닷컴DB

그룹 DJ DOC가 ‘여성혐오’ 논란으로 부르지 못했던 ‘수취인분명’을 10일 촛불집회에서 선보였다. 이날 본격적인 집회에 앞서 서울광장에서 열린 사전행사 무대에 올라 ‘DOC와 춤을’ ‘삐걱삐걱’에 이어 ‘수취인분명’을 불렀다. 대신 ‘미스박’ ‘세뇨리따’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등 여성혐오 논란을 모은 부분을 수정하거나 아예 부르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평소 자신들의 노래에 대해 방송사가 ‘방송불가’ 판정을 내리면 아예 출연을 하지 않는 등 고집스런 길을 고수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국민의 뜻이 하나가 되는 역사적인 현장을 위해 기꺼이 가사를 수정한 것이다.

이날 DJ DOC는 서울광장 행사 주최 측인 ‘민주주의 국민행동’(국민행동) 측의 제안을 받고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당초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한 11월26일 제5차 촛불집회 무대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랫말 가운데 일부 부분에 대해 ‘여성혐오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면서 퇴진행동 측의 권유에 따라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DJ DOC는 퇴진행동 측에 ‘수취인분명’은 부르지 않고 다른 노래를 부르겠다며 무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이들은 마이크 대신 촛불을 들고 시민들과 함께 행진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어 DJ DOC는 ‘가사를 수정해 무대에 오르면 어떠냐’는 국민행동 측의 제안을 받고 선뜻 공연을 결정했다. ‘수취인분명’을 여성혐오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도 했지만, DJ DOC가 자신들을 향한 지적을 수용하고 바꾼 것은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는 민의의 현장에서 의미 있는 행동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두 4곡을 부르고 무대에서 내려온 DJ DOC는 1시간이 넘게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사진촬영 요청에도 기꺼이 응해 눈길을 모았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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