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리뷰] 에이핑크,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하는 그룹

입력 2016-12-1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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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 사진=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물건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올라가는 물건이 있다.

이는 꼭 물건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때론 어떤 사람에게, 혹은 어떤 팀에게 적용할 수 있으며, 에이핑크는 명백히 후자에 속하는 그룹이다.

에이핑크는 17일 과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세 번째 단독 콘서트 'PINK PARTY : The Secret Invitation'을 개최했다.

이날 공연에 앞서 에이핑크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콘서트와 2017년 에이핑크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그중 리더 초롱이 '걸그룹 세대교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놓은 답변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세대교체는)자연스러운 일이다. 대중은 새로운 걸 좋아한다"라고 말한 초롱은 이어 "다만 아직 못보여준 게 많아서 아쉽기는 하다. (데뷔)6년이 되고 이제 좀 더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그게 아쉽다)"라고 답했다.

콘셉트나 이미지가 중요한 아이돌 그룹은 보통 시간이 지나고 이미지 소모가 진행될수록, 관심도가 하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에이핑크는 반대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이제야 자신들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고 아쉬워하고 있는 셈이다.

에이핑크, 사진=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또 에이핑크가 이렇게 말한 이유를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곧 이어진 콘서트에서 보여준 에이핑크의 모습은 확실히 같은 노래여도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셋리스트상으로만 무려 28개의 곡을 이날 콘서트에서 선보인 에이핑크는 매 무대마다 보다 탄탄해진 보컬과 여유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다른 걸그룹은 물론 과거 에이핑크와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기분 탓도 아니고, 단순히 스튜디오 버전과 라이브 버전의 차이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국내에서는 세 번째 콘서트이지만 일본투어, 아시아 투어를 통해 쌓은 콘서트 경험은 풍부하면서도 섬세한 보컬로 이어졌고, 이는 실제로 같은 곡이라도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마찬가지로 긴장과 부담감이 사라진 퍼포먼스는 멤버 개개인의 성격과 개성이 녹아들며, 전체를 보든, 멤버 개인을 보든, 서로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날의 콘서트는 마치 ‘6년에 걸쳐 준비하고 숙성시켜온 지금의 에이핑크가 진정한 에이핑크’라고 선언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이것이 과거 에이핑크가 준비가 덜됐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에이핑크는 경험치가 쌓일수록 레벨업을 해왔고, 그 레벨차를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또 지금의 에이핑크가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곤 하지만, 지금이 ‘만랩’이라는 의미도 아니다.

“2017년에는 2016년보다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하려 한다”라고 각오를 다지는 에이핑크의 모습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레벨업’을 한 에이핑크를 기대케 하기 충분했다.

에이핑크, 사진=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이하 셋리스트

1. My My
2. Catch me
3. Remember
4. 내가 설렐 수 있게
5. Oh Yes
6. No No No
7. Fairy
8. 신기하죠
9. 보미 솔로 (자작곡 Good Bye)
10. 나은 솔로 (Dance for You 퍼포먼스)
11. 하영 솔로 (우주를 줄게 커버)
12. 초롱 솔로 (잊어버리지마 커버)
13. 은지 솔로 (All By Myself 커버)
14. 남주 솔로 (Toxic 퍼포먼스)
15. Ding Dong
16. Step
17. 천사가 아냐
18. Wanna+Good morning
19. 루돌프+Jingle bell
20. Boom Pow Love
21. Luv
22. 별의 별
23. Drummer Boy
24. 하늘높이
25. 네가 손짓해주면
26. No No No (발라드버전)
27. Mr. Chu
28. To. Us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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