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리그 이적 김형일 “해외 진출 도전하고 싶었다”

입력 2016-12-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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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에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전북현대 베테랑 중앙수비수 김형일이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이적한다는 발표였다. 내년 1월부터 7월 초까지 짧은 계약이지만, 김형일은 생애 첫 해외무대 도전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사진제공|전북현대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단기 계약
“특급 공격수 차단 노하우 쌓을 것”


크리스마스이브에 예상치 못한 ‘깜짝 뉴스’가 전해졌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현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큰 힘을 보탠 베테랑 중앙수비수 김형일(32)이 중국 슈퍼리그(1부) 최강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이적한다는 소식이었다.

31일 전북과 계약이 만료돼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김형일은 광저우와 단기계약을 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슈퍼리그 전반기(1∼15라운드)가 끝나는 7월 초까지다. 이는 국가대표 김영권(26·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상황과 맞물려있다.

9월 상하이 상강전 도중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전치 10개월의 큰 부상을 입은 김영권은 국내에서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광저우는 2018년까지 계약된 김영권을 내년 시즌 전반기 엔트리에서 제외한 뒤 후반기 이후 복귀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2군에 등록해놓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큰 그림이 그려지자 광저우는 발 빠르게 대체자원 물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각급 청소년대표를 거친 송주훈(22·미토 홀리호크), 일본국가대표 출신 마키노 도모아키(29·우라와 레즈)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전부 불발됐다.

오래 전부터 해외 진출 의지를 품어온 김형일에게 광저우가 손짓한 것은 17일이었다. 짧은 계약기간 때문에 잠시 망설이던 그는 19일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협상은 일사천리였다. 23일 현지로 건너가 계약서에 사인했고, “팬들에게 성탄 선물을 주고 싶다”는 광저우 구단의 의지에 따라 24일 공식 발표가 이뤄졌다. 김형일과 2년 이상 계약연장에 무게를 두었던 전북도 새로운 도전을 희망하는 선수의 뜻을 존중했다.

첫 러브콜부터 최종 계약까지 일주일 만에 이뤄진 이적 절차와 1박2일의 초단기 현지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한 김형일은 “나이로 볼 때 해외 진출 가능성이 불투명했다”며 “어디든 꼭 도전하고 싶었다. 주변에선 (짧은 계약기간에) 걱정스러워하지만,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광저우 홈페이지



-생애 첫 해외무대 도전이다.

“가치를 인정해주는 곳이라면 꼭 해외에서 뛰고 싶었다. 가슴 속에 아주 오랫동안 품었던 생각이다. 나이를 생각하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전북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내 인생을 바꿔준 팀이다. 정말 간절하게 뛰었고,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위기도 경험했으나 모두의 도움으로 잘 극복했다. 전북 유니폼을 입고 AFC 챔피언스리그를 평정한 기억은 영원히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대체자원이라는 부담은 없나.

“광저우에 간다고 했을 때 가족은 마냥 좋아하진 않았다. 나보다 더 걱정했다. 그런데 광저우에서 내 능력을 보여주면 자연스레 또 다른 길이 열릴 것으로 믿는다.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떤 선수로 광저우에서 뛰고 싶은지.

“파이터 정신으로 강하게 부딪히고 강하게 싸우겠다. 중국이 거칠기로 정평이 나있지만, 배울 점도 많을 것이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특급 공격수들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면 조금씩이나마 노하우가 쌓일 것이다. 새로운 내 자신을 발견하고 싶다.”


-향후 계획은 어떤가.

“갑작스레 이적 과정이 진행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까지 치르느라 많이 쉬지 못했다. 내년 1월 초 광저우의 유럽전지훈련에 맞춰 합류할 계획인데, 그 때까지는 가족과 최대한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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