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에서 서울로 이적한 이상호. 사진|스포츠동아DB·FC서울
서울 - 수원, 예상못한 이적 합의 눈길
테베스 등 금기 깬 스타도 배신자 낙인
FC서울은 28일 수원삼성에서 뛰던 윙어 이상호(29)를 영입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 소식에 서울과 수원 팬들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고, 온라인상에선 설전도 벌어졌다. 서울과 수원이 웬만해선 합의하지 않는 이적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원이 직접적으로 선수를 주고받은 것은 이번을 포함해 총 5차례뿐이다.
서울에서 수원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들은 다수 있었지만, 수원에서 서울로 곧바로 이적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올해 조찬호가 서울로 팀을 옮겼지만, 그는 지난해 포항 소속으로 있다 임대돼 수원에서 뛰었다. 직접적 이적은 아니었다. 국제축구계에선 이처럼 금기를 깬 이적이 수차례 성사된 바 있다. 이른바 ‘유다 이적’으로 명명된 대표적 사례들을 살펴본다.

루이스 피구.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세계적 ‘축구 유다’ 루이스 피구
가장 화제를 낳은 ‘유다 이적’의 사례는 포르투갈의 세계적 스타 루이스 피구(은퇴)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에 몸담고 있던 그는 2000년 여름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무려 5600만달러로 당시 세계최고액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적 선수들을 모두 불러 모으는 ‘갈라티코’ 정책을 폈고, 첫 대상이 피구였다. FC바르셀로나에서 주장까지 맡았던 피구가 금기시됐던 레알 마드리드행을 결정해 세계적인 ‘배신의 아이콘’이 됐다. FC바르셀로나 팬들은 원정경기를 위해 캄푸 누를 찾은 피구에게 야유는 기본이었고, 오물까지 투척했다.

맨체스터 시티 시절 카를로스 테베스(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같은 연고지 내 라이벌 팀으로 간 테베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박지성(은퇴)의 절친한 친구로 한국 팬들에게 친숙해진 아르헨티나의 스타 카를로스 테베스 또한 영국 내에선 배신자로 통한다. 그는 2009년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연고지를 쓰고 있는 맨체스터시티로 이적했다. 다른 연고지의 라이벌 팀으로 옮겨도 축구가 생활화돼 있는 영국 내에선 비난을 면키 어려운데, 테베스는 ‘용감하게’ 맨체스터시티의 파란색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골도 많이 넣었다. 게다가 테베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벤치를 농락하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해 팬들의 공분을 샀다.

도르트문트 마리오 괴체(왼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라이벌 팀을 오락가락한 마리오 괴체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뛰고 있는 마리오 괴체는 흥미로운 이력의 선수다. 도르트문트에서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그는 2013년 여름 라이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당시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의 양대 산맥으로 최고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다. 괴체는 도르트문트 팬들의 엄청난 비난을 뚫고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그러나 3년 뒤인 올해 여름 도르트문트로 돌아왔다. 그는 도르트문트 이적이 확정된 직후 인터뷰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때는 너무 어려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하는 등 팬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애썼다. 팀 관계자들까지 나서서 “괴체가 속았다”며 편을 들기도 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