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전훈지까지 바꾸는 ‘차이나 머니’

입력 2017-01-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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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상주상무

고액 대전료·체류비 제공 연습경기 제안
상주상무, 상하이 선화 초청 중국행 검토

‘차이나 머니’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지구촌 축구계 구석구석에 중국의 손길과 입김이 닿지 않는 곳을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어느새 중국의 영향력은 세계축구 판도와 흐름을 완전히 뒤집어놓을 정도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출전국 확대를 추진하고, 그들이 정한 A매치 일정을 깨면서까지 중국의 국가대항친선대회 개최를 승인해주는 모습에서 중국의 역량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물론 K리그도 중국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 단순히 많은 선수들만 슈퍼리그(1부), 갑리그(2부)에 내주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동계전지훈련도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광저우와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연고한 메이저 클럽들을 중심으로 K리그 팀들에게 연습경기를 제안한다. 사전약속이 잡힌 상황이라면 괜찮은데, 일찌감치 훈련일정을 확정한 상태에서 갑자기 러브 콜을 보내 실무진을 당혹스럽게 할 때가 있다. 그것도 거액의 대전료와 항공·숙박 등 체류비용 일체를 함께 제공한다는 당근을 내건다.

실제로 상주상무는 중국 쿤밍 전지훈련 기간 중 상하이 선화의 초청을 받고 단기간 상하이 원정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친선경기를 잡은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스페인 무르시아로 떠날 챌린지(2부리그) 대전 시티즌에도 깜짝 제안을 던졌다. 아예 오키나와로 건너오라고 요청했는데, 대전은 스케줄이 맞지 않아 결국 포기했다.

그래도 이런 중국발 관심이 마냥 나쁘진 않다. 국가적 지원과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축구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축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팀 A매치에서도, 클럽대항전에서도 번번이 ‘공한증’을 체감한다. 돈으로 사기 어려운, 축구를 대하는 자세와 가치관을 배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리그 담당자들은 “중국의 오퍼가 정말 많다. 자국뿐 아니라 제3국으로 오라는 제안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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