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인삼공사 알레나. 사진제공|KOVO
지난 시즌 최하위 KGC인삼공사가 불과 1년 만에 중위권으로 도약했던 배경엔 외국인선수 알레나 버그스마(27)가 자리하고 있다. 알레나의 힘은 우선 숫자를 통해 증명된다. 알레나는 공격 전 부문에 걸쳐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걸쳐놓았다. 득점은 503개로 유일하게 500점을 돌파해냈고, 공격성공률 역시 44.14%로 순도 높은 확률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오픈과 시간차에서도 각각 43.90%와 54.55%의 성공률로 1위를 달리는 중이다.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은 알레나의 활약에 늘 웃음 짓고 있다. 해결사 역할을 완벽하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의 미소가 그치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알레나가 감독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성적만이 아니었다.
서 감독이 알레나를 기특하게 여기는 첫째 이유는 ‘넓은 시야’다. 서 감독은 “알레나가 경기 흐름을 캐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보는 눈이 넓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는 토스가 불안한 상황에서 드러난다. 세터가 공을 잘못 올려 스파이크 공격이 쉽지 않을 때 알레나는 재빨리 상대 빈 곳을 캐치해 공을 넘긴다. 어떻게든 상대가 공을 어렵게 받아내게 하기 위한 알레나만의 판단력이 빛나는 장면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알레나의 자세다. 외국인선수답지 않은 의지가 돋보인다는 것이 서 감독의 설명이다. 알레나는 새해 첫 경기였던 1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 장염을 앓았다. 지난 연말 탈이 난 곳이 하필 장염 진단을 받았다. 경기 직전에야 겨우 훈련이 가능할 정도로 며칠을 고생했다. 그런데 알레나는 출전 강행의사를 내비쳤고, 코트에 나와 양 팀 최다인 37점을 기록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에도 감기에 걸린 채 활약했던 터라 서 감독은 알레나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기량은 물론 자세까지 훌륭한 선수에게 애정을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