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나가 감독에게 사랑받는 두 가지 이유

입력 2017-01-03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GC 인삼공사 알레나. 사진제공|KOVO

KGC인삼공사는 V리그 여자부 판도의 열쇠를 쥐고 있는 팀이다. 3강 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위치다. 2일현재 승점 24로 4위인 KGC인삼공사는 3위 현대건설에 승점 5 차이로 뒤져 있다. 후반기 성적에 따라서 여자부 ‘봄 배구’ 초청팀이 뒤바뀔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 KGC인삼공사가 불과 1년 만에 중위권으로 도약했던 배경엔 외국인선수 알레나 버그스마(27)가 자리하고 있다. 알레나의 힘은 우선 숫자를 통해 증명된다. 알레나는 공격 전 부문에 걸쳐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걸쳐놓았다. 득점은 503개로 유일하게 500점을 돌파해냈고, 공격성공률 역시 44.14%로 순도 높은 확률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오픈과 시간차에서도 각각 43.90%와 54.55%의 성공률로 1위를 달리는 중이다.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은 알레나의 활약에 늘 웃음 짓고 있다. 해결사 역할을 완벽하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의 미소가 그치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알레나가 감독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성적만이 아니었다.

서 감독이 알레나를 기특하게 여기는 첫째 이유는 ‘넓은 시야’다. 서 감독은 “알레나가 경기 흐름을 캐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보는 눈이 넓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는 토스가 불안한 상황에서 드러난다. 세터가 공을 잘못 올려 스파이크 공격이 쉽지 않을 때 알레나는 재빨리 상대 빈 곳을 캐치해 공을 넘긴다. 어떻게든 상대가 공을 어렵게 받아내게 하기 위한 알레나만의 판단력이 빛나는 장면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알레나의 자세다. 외국인선수답지 않은 의지가 돋보인다는 것이 서 감독의 설명이다. 알레나는 새해 첫 경기였던 1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 장염을 앓았다. 지난 연말 탈이 난 곳이 하필 장염 진단을 받았다. 경기 직전에야 겨우 훈련이 가능할 정도로 며칠을 고생했다. 그런데 알레나는 출전 강행의사를 내비쳤고, 코트에 나와 양 팀 최다인 37점을 기록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에도 감기에 걸린 채 활약했던 터라 서 감독은 알레나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기량은 물론 자세까지 훌륭한 선수에게 애정을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