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태극마크’ 김태군 “나 혼자만의 힘 아니다”

입력 2017-01-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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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태군이 극적으로 WBC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게 될 그는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게 아니다”라며 조력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는 “태극마크에 부끄럽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동아DB

NC 포수 김태군(28)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은 4일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7 WBC 기술위원회에서 부상이 있는 강민호(32·롯데)와 이재원(29·SK) 대신 김태군을 28인 최종엔트리에 포함시켰다고 발표했다.

김태군에게는 겹경사다. 지난달 11일 백년가약을 맺고 새로운 출발을 했는데, 새해에 ‘국가대표’라는 낭보까지 날아들었다. 그는 이날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상기된 목소리로 “설렌다”며 소감을 밝히고는 “야구를 하면서 국가대표를 해보는 게 꿈이었다. 50인 엔트리에 들어간 것만으로 영광이었는데 국가대표로 뽑혔다고 하니까 들뜬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럴 만도 하다. 김태군은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백업 포수였다. 2008년 2차 3순위로 LG에 입단했지만 조인성(42·현 한화)이라는 큰 벽에 막혀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그는 늘 “내가 야구를 잘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자신에게 화살을 돌렸지만, 1군과 2군으로 오가는 생활이 계속 되다보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 올 한 번의 찬스를 잡기 위해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다.

NC 김태군. 스포츠동아DB


흘린 땀은 배신을 하지 않았다. 김태군은 2013년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NC로 이적한 뒤 재능의 꽃을 피웠다. NC 김경문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주전포수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그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전 경기 출장에 도전했던 2015년에는 시즌 중간 부상을 당했음에도 꾹 참고 경기에 나섰다. 특정약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특이체질 탓에 변변한 치료도 받지 못했지만 끝까지 시즌을 마쳤다.

김태군은 “내가 노력했던 것보다 그동안 나를 믿어준 분들 덕분인 것 같다”며 “지금 여러 가지 일이 떠오르는데 2군에서 힘들었던 시간도 생각난다. 다른 선수들보다 힘들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신적으로 괴로웠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도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버틸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모든 건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나를 믿고 경기에 내보내주신 김경문 감독님, 최기문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그 분들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국가대표에 뽑힌 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김태군은 “태극마크를 달고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겠다”며 “더 열심히 훈련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에서 배터리(포수+투수)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투수로는 장원준(32·두산)을 꼽았다. 그는 “부산고 선배이기도 하고, 볼이 정말 좋으니까 (포수로서) 얼마나 좋은지 한 번 받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며 “공을 직접 받으면서 전력분석도 좀 하려고 한다. 그래야 시즌 때 좀더 쉽게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려 웃음을 자아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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