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라이징스타’ 예고한 우도환

입력 2017-01-07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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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우도환. 동아닷컴DB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신인 배우가 등장했다.

이제 막 영화 단역으로 출발한 우도환(25)이다. 이름은 물론 얼굴도 낯선 신인. 하지만 그의 개성이 곧 스크린에서 꽃을 피울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연기자다.

우도환은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제작 영화사집)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신인으로는 ‘행운’에 가까운 데뷔다. 김우빈과 대적하고 이병헌, 진경과 호흡하는 킬러 스냅백 역이다.

영화를 본 관객이 600만 명이지만 우도환의 얼굴을 단번에 알아보기란 쉽지 않다. 이병헌이 고용한 킬러, 필리핀에서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내는 인물이라는 설명을 곁들여야 우도환의 얼굴이 어렴풋 떠올릴 수 있다.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12학번인 우도환은 고등학교 3학년에 진학하면서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결혼 전 연극배우로 활동한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연기자가 되겠다는 뜻을 반대하는 부모는 많지만, 먼저 “배우가 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는 부모는 드물다. 우도환의 아버지가 그랬다.

“아버지는 결혼과 함께 할머니의 반대로 연극을 관두셨다. 오랫동안 아쉬움을 품고 살아오신 것 같다. 아버지의 권유로 연기자가 되겠다고 하자 부모님은 오히려 ‘고맙다’고 하시더라. 그 말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

○처음 여권 만들고 필리핀 로케

우도환은 스무 살 때부터 지금까지 영화와 드라마 오디션만 “70번 정도 봤다”고 했다. 그야말로 ‘오디션 인생’이다. 번번이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좌절하지는 않았다.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지금도 이런 다짐에는 변함이 없다.

오디션은 결국 그에게 기회를 안겼다. ‘마스터’에서 킬러 역을 오디션으로 뽑는다는 소식에 응했고, 두 차례의 까다로운 오디션을 거쳤고 그 뒤로도 감독과의 미팅 과정을 소화했다.

영화가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 ‘마스터’에 합류한 그는 부랴부랴 여권부터 만들었다. 한 달간의 필리핀 로케에 참여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도환으로서는 처음 가보는 해외였다.

“캐스팅이 된 순간부터 믿기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인가, 선배들 사이에서 해낼 수 있을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 연습을 위해 처음 배우들이 모인 자리에서부터 그는 눈앞의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이병헌 선배님은 대본만 읽는데도 엄청난 아우라가 내뿜었다. 유쾌하고 온화한, 남자가 봐도 멋진 배우다. 필리핀에서 이병헌, 진경 선배님과 셋이 한 달간 지냈다. 같은 공간에서 식사를 한다는 사실도 믿기 어려웠다. 꿈만 같았다. 하하!”

신인이다 보니 부족함도, 궁금한 것도 많았다. 그럴 땐 끊임없이 물었다. 그 질문이 향하는 곳은 필리핀 촬영 분량을 대부분 함께 한 배우 진경이었다.

“진경 선배님이 없었다면 나도 없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많은 걸 물었는데 정확한 답을 알려줬다.”

○연기 시작하고 매일 쓴 ‘연기일기’

우도환은 명확한 발음과 중저음의 목소리를 갖고 있다. 흡사 웹툰에서 막 걸어 나온 듯한 반듯한 외모에서는 시선을 떼기 어렵다.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 매일 써왔다는 ‘연기 일기’ 덕분인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전달하는 데도 명쾌했다.

“남에게 굳이 말할 수 없는 나만의 진짜 감정을 일기에 표현하고 있다”는 우도환은 “일기라고 하지만 꼭 밤에 쓰지 않고 생각날 때마다 적는다”고 했다. 자신의 글을 다시 읽으면서는 “나를 돌아보는 기회도 된다”고 했다.

‘마스터’는 그에게 각별한 사람도 ‘선물’했다. 김우빈이다. 영화에서 처음 만난 둘은 이젠 자주 안부를 묻는 형, 동생 사이로 친분을 나누고 있다. 우도환을 향한 애정이 각별한 김우빈은 기회 있을 때마다 “우도환을 주목해야 한다”고까지 외친다.

“(김)우빈 형과 영화 촬영 전 고사를 지내고 회식하는 술자리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데뷔하기 전에 우빈 형이 출연한 드라마 ‘학교’나 영화 ‘스물’의 대사로 연습을 많이 했던 터라 더 반가웠다.”

두 사람은 필리핀 촬영 동안 함께 운동에 전력을 다하는 ‘운동 친구’이기도 했다.

우도환은 3년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하고 있다. “나태해지지 말자는 나마의 다짐”이라고 했다. 그의 단단한 근육을 눈여겨본 ‘마스터’의 조의석 감독은 극 중 그의 의상을 대부분 민소매로 설정했을 정도. 덕분에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됐다.

이제 출발선에 선 우도환은 “자유롭지만 나만의 개성이 확실한 배우”를 꿈꾸고 있다. 데뷔전부터 선망한 배우는 류승범. 그는 “가볍지 않게, 내 색깔을 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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