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 MBC는 ‘드라마 왕국’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을까.
MBC가 지난해 선보인 작품 대부분이 아쉬움을 남겼다. 저조한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케이블 드라마에 밀리며 지상파 채널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이에 2017년에는 새로운 각오로 안방극장을 접수하겠다는 의지다.
먼저 올해도 안방극장에 불어닥칠 ‘사극 열풍’을 주도하겠다는 방침.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을 비롯해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 ‘왕은 사랑한다’ 등이 MBC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역적’은 아버지가 양반임에도 서자이기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해 분노하다 병조판서 직을 받고 의적활동을 마감하며 체제에 순응했던 허균의 소설 ‘홍길동’이 아닌 1500년 연산군 시대에 실존했던 홍길동을 재조명한 이야기다. ‘금수저’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김지석)과 ‘흙수저’지만 민심을 얻는 데 성공한 홍길동(윤균상)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짚어낸다.
이를 위해 홍길동 역에는 윤균상이, 그의 아버지 홍아무개 역에는 김상중이 맡는다. 윤균상의 라이벌 역에는 신예 김정현이 합류해 묘한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이어 ‘군주’는 1700년대 조선에 실제 존재했던 물의 사유화를 소재로 한 작품.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 이선의 의로운 사투를 그린 팩션 사극이다. 이선 역에는 배우 유승호가 맡아 고통 받는 백성들에게 희망이 돼주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죽음을 각오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그리고 세자 이선이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진정한 군주로 성장하는 것을 돕는 여주인공 가은 역에는 배우 김소현이 맡아 멜로 호흡을 펼친다.
‘왕은 사랑한다’에서는 오랜만에 임시완이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왕은 사랑한다’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 격정 멜로 사극이다. 임시완은 극 중 고려 최초의 혼혈왕 왕원 역을 맡는다. 그와 사극 멜로 연기를 펼칠 상대 역은 소녀시대 윤아가 낙점됐다. ‘연기돌’을 넘어 완전한 배우로 거듭날 두 사람의 활약이 기대된다.
작품 라인업과 캐스팅만으로도 흥미로운 ‘MBC표 사극’이다. 지난해의 부진을 털고 새해에는 ‘MBC표 사극’으로 흥할지 주목된다.
그리고 새로운 장르가 MBC를 통해 안방극장을 찾는다. 재난 속 생존을 그린 MBC 새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이다. 지난해 캐스팅 난항과 작품 전반을 대대적으로 손본 ‘미씽나인’은 2017년 새로운 각오로 시청자를 찾는다.
전대미문의 비행기 추락으로 조난된 9명의 극한 무인도 생존기를 다룬 ‘미씽나인’은 생존하기 위한 이성과 본능 사이의 갈등, 사고에 대처하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이면을 치밀하게 그려낼 미스터리 장르물이다. 사고에 대응하는 지도층의 모습은 재난에 대처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투영, 현 사회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각오다.
‘미씽나인’ 측은 “갑작스럽게 겪게 되는 재난에 대한 인물의 심리과 생존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배우들 역시 힘든 촬영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작품인지 현실인지 착각할 정도의 혼신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재난 속 우리가 갖춰야 할 생존력과 이를 외부에서 대비해야 할 재난 대책이 드라마에서 고스란히 담길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장르물에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MBC다. ‘미씽나인’을 통해 ‘장르 편식’이라는 오명을 벗고 새로운 장르 개척자로 나설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