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 에밀리, 소리 없이 강한 살림꾼

입력 2017-01-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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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에밀리.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6개구단 외국인선수 중 새 얼굴이 아닌 인물은 에밀리 하통(25·현대건설)이 유일하다.

에밀리는 2015~2016시즌 33경기에서 득점 5위(경기당 19.23득점), 리시브 7위(세트당 2.500), 수비 5위(세트당 5.716)를 기록하며 팀이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왕좌를 차지하는 데 일조했다. 높은 타점을 활용한 폭발적인 공격과 강력한 서브로 존재감을 뽐내는 선수는 아니지만, 공수 양면에서 살림꾼 역할에 충실했다. “일단 상대 서브를 잘 받아야 공격도 잘 된다”고 강조하는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이 선수단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도 에밀리는 꼭 필요한 존재였다.

서브리시브는 현대건설의 아킬레스건이었다. 2013~2014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3시즌 연속 이 부문 꼴찌(6위)였다. 불안한 리시브 탓에 경기력이 들쑥날쑥했고, 선수들의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다. 2015~2016시즌 리시브와 수비에 강점이 있는 에밀리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3시즌 연속 리시브 부문 꼴찌였지만, 2013~2014·2014~2015시즌 각각 6.876, 6.684개에 불과했던 세트당 리시브가 2015~2016시즌 7.638개로 상승한 것 자체로 큰 수확이었다.

현대건설 에밀리. 스포츠동아DB


올 시즌에도 에밀리의 소리 없이 강한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18경기에서 득점 5위(경기당 20.83득점), 리시브 3위(세트당 3.277), 디그 10위(3.554), 수비 4위(6.831)에 올라있다. 레프트 정미선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라 에밀리의 역할은 더욱 빛난다. 리시브 점유율은 무려 42%에 달하고, 성공률도 42.68%(567시도 242성공)로 준수하다. 그뿐만 아니라 약속한 플레이를 실천에 옮기려 노력하는 등의 성실한 자세로 칭찬이 자자하다. 양 감독은 “효과적인 세트플레이는 리시브가 잘돼야 가능하다. 우리가 에밀리를 뽑은 이유”라고 밝혔다.

에밀리는 “2015~2016시즌과 특별히 다른 것은 없다”면서도 “내 포지션에 충분히 적응했다. 내 역할은 리시브와 수비, 득점이다. 장기레이스가 힘들지만, 관리 잘해서 중요한 순간에 힘이 되고 싶다. 각자 위치에서 잘하는 게 우리 팀의 강점이다. 최선을 다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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